[D:현장]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3년 만에 정상화…"마주보고 나아간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2.09.07 16:09
수정 2022.09.07 16:10

양조위, 특별프로그램 참석

올해 초청작 71개국 243편

27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가 3년 만에 온전한 오프라인 영화제로 돌아온다.


7일 오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이 온라인으로 진행돼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오성근 부산국제영화제 마켓위원장,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이 행사는 당초 대면으로 서울과 부산에서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태풍 힌남노로 인해 날짜와 진행 방식이 변경됐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사회적인 거리 두기 없이 좌석 100%를 운용하며 3년 만에 정상적으로 개최한다. 현행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개·폐막식을 비롯한 이벤트, 파티 등 모두 정상적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게스트 초청 및 영화제 배지 발급, 티켓 예매 등도 예년의 기준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3년 만에 온전한 영화제로 돌아온다. 이는 영화제의 질과 양, 모든 면에서 아시아 최고 영화제가 정상화가 됨을 가리키는 것"이라며 "따라서 아시아 영화 지원 프로그램도 부활한다. 이 역할을 3년 만에 다시 하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BIFF는 팬데믹 이후 2년 동안 아시아 영화 지원 프로그램을 중단한 바 있다. 올해 아시아영화펀드(Asian Cinema Fund, ACF)는 장편독립극 영화 인큐베이팅펀드, 후반작업지원펀드, 장편독립다큐멘터리 AND펀드 등 모두 13편을 지원작으로 결정했다.


아시아영화아카데미(Asian Film Academy, AFA)는 ‘CHANEL X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로 명칭을 변경했다. 아시아영화인들의 교류의 장인 플랫폼 부산도 다시 열린다. 팬데믹 기간에도 유지됐던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은 올해 6개의 어워드를 추가해 대폭 확대된다.


개막작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폐막작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한 남자’가 선정됐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2015년 '아야즈의 통곡'이란 영화로 부국제 뉴커런츠 섹션에서 상을 수상했다. 말 그대로 영화제와 이력을 함께 해온 차세대 거장"이라고 소개하며 "그의 네 작품인 '바람의 향기'는 매우 작고 고요하지만, 영화의 사이즈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감동과 울림이 있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폐막작 '한 남자'에 대해서는 "츠마부키 사토시가 재일교포 변호사로 출연하는 미스터리 영화다. 보통의 미스터리 영화와는 다르게 고요하고 품격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라며 "놀라운 반전과 함께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지는 좋은 영화다"라고 평했다.


허 집행위원장은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양조위가 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양조위는 1999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위대한 배우다. 이 분에게 상을 드릴 수 있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올해 개막식 때 참석해 수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양조위가 출연한 주요 영화들을 소개하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인 ‘양조위의 화양연화’도 실행한다. 이 특별 프로그램에는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2046(리마스터링)’, ‘동성서취’, ‘암화’ 등 총 6편이 상영된다. 이 영화는 양조위가 직접 선정했다.


올해 BIFF는 다양성 및 대중성 강화를 위해 올해도 새로운 섹션을 선보인다. 2017년 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를 기리기 위해 제정한 지석상을 하나의 프로그램 섹션인 ‘지석’으로 독립시켜 경쟁 섹션으로 만들었다. 한국영화의 오늘은 기존 ‘파노라마’와 ‘비전’ 섹션 외에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을 신설하여 대중적 화제가 될 주류 대중 및 상업 영화 신작을 프리미어로 소개할 예정이다. 올해는 정지영 감독의 '소년들'과 방우리 감독의 '20세기 소녀'다.


지난해 OTT 시리즈를 품는 '온 스크린' 섹션에는 기존 3편에서 9편으로 초청작을 늘렸다. 올해 부국제를 찾는 OTT 드라마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킹덤 엑소더스'를 비롯 미이케 타카시감독의 '커넥트',키모 스탐보엘 감독의 '피의 저주', 이준익 감독의 '욘더',정지우 감독의 '썸바디',유수민 감독의 '약한 영웅', 이호재 감독의 '오늘은 조금 매울지도 몰라', 노덕 감독의 '글리치',전우성 감독의 '몸값'이다.


이날 부국제 관계자들은 지난 5월 세상을 떠난 고(故) 강수연의 추모 관련 프로그램 준비 계획도 밝혔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배우 강수연에 대한 추모 시간은 부국제에서 당연히 가질 예정이다. 다만 회고전에 관해서는 고민을 했다. 일회적인 회고전을 하는 것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추모 방법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언급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방을 위한 영화계의 러시아 침략 반대에 동참한다.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러시아 영화가 한 편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국제영화제들과 러시아를 향한 대응과 관련한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다"라면서 "다만 그 내용이 러시아 영화를 전혀 틀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러시아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규모의 사절을 보낸다거나 국가관을 연다든지, 국가에서 지원한 일종의 국책영화 등의 작품을 선정하지 않겠다는 기준이다"라고 설명했다.


오석근 마켓위원장은 올해 마켓의 운용 기조가 연대와 협업이라고 밝혔다. 오 마켓위원장은 "마켓은 단순하게 필름을 팔고 사는 것을 넘어 원천 IP부터 시작해 기획 계발 프리프로덕선, 프로덕션 포스트프로덕션 등 나중에 만들어진 작품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비지니스가 이뤄지는 곳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은 필름마켓으로써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마켓이다. 단순 부국제 조직위원회의 한 사업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유일한 마켓으로써 아시아 영화산업의 공동 발전을 위해 어떻게 전 세계 영화계와 협업하고 연대할 것인지 논의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용관 이사장은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잘 알고 있다. 아시아를 연대하는 영화제로써 마켓으로써 조심스러우면서 보이지 않은 표현을 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영화의 전당 등 부산 일대에서 열리며 올해 초청작은 총 71개국 243편이다. 열흘간 7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초청작이 상영된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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