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당권 도전 노상회견…출마 현실화 여부는 불투명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7.15 15:15
수정 2022.07.15 15:15

국회 기자회견장을 대관해줄 의원

못 구해 노상에서 당대표 출마 회견

"후보등록 반려 명분 없다"지만…

민주당 "어떤 의미 있는지 모르겠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피선거권이 없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8·2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선언을 강행했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후보 등록을 하더라도 접수가 반려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라, 실제 당권 레이스에 합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15일 국회 경외(境外)인 정문밖 노상(路上)에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초 박 전 위원장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의 기자회견을 희망했으나 대관을 해줄 민주당 의원을 찾지 못하자, 방침을 바꿔 국회 경내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려 했다. 그러나 이 또한 국회 경내 기자회견은 장소에 관계없이 국회의원이 배석해야 한다는 점이 밝혀져 부득이하게 국회밖 노상으로 회견장을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위원장은 "처음에는 (소통관 기자회견장 대관을) 수락했다가 같이 서야 한다고 하니까 부담을 느낀 분도 있고 일정상 안된다는 분도 있었다"며 "너무 더운 날씨에 더운 장소에서 하게 돼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출마선언에서 박지현 전 위원장은 "민주당은 위선과 내로남불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당을 망친 강성 팬덤과 작별할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며 "나 박지현이 (민주당의) 썩은 곳은 도려내고 구멍난 곳은 메우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아직도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 기득권이 됐기 때문"이라며 "조국을 넘지 않고서는 진정한 반성도 쇄신도 없다. 반드시 조국의 강을 건너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당권 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지만 박 전 위원장의 출마가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입당해서 6개월간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에게만 피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 당무위 의결을 통해 특례를 인정받을 수도 있지만, 앞서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같은 방안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박지현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하고 대선에 기여도가 있고 국민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위가 나오는 나 또한 토사구팽을 당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도 "(후보 등록을) 반려할 명분이 충분치 않아 (등록이) 받아들여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날 출마선언 기자회견 장소가 애초의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경내 분수대를 거쳐 결국 국회밖 노상으로 옮겨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박 전 위원장의 당내·원내(院內) 지지 기반은 대단히 취약한 게 사실이다. 실제로 후보등록이 반려되더라도 당 안팎에서 조직적인 반발 여론이 일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지현 위원장 본인이 (후보 등록을) 하겠다고 하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원칙에 따라서 당은 대응할 것"이라며 "접수처에서 접수하더라도 접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면 반려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박지현의 청년정치가 본인만 예외로 인정해달라는 아집으로 비치지 않기를 바란다"며 "앞길이 창창한 정치인인만큼 본인이 숙고하면서 조급하지 않게 긴 호흡으로 판단했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맞받았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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