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누수에 민주당 전당대회 흥행하지만…혁신 분위기 '가물가물'
입력 2022.07.13 05:49
수정 2022.07.13 05:49
출마선언 연일 이어져 흥행 분위기
혁신 분위기 사라질까 일각 우려도
박용진 "알아서 주저앉을 것 같다고
'기회만 잘보면 된다' 생각하면 져"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일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반대로 야당 전당대회는 흥행하는 모습인데, 일각에서는 '반사이익' 속에서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최대 과제인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의 괴리 극복을 해내지 못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민정·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12일 8·28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고 의원과 윤 의원은 문재인정권 청와대에서 각각 대변인과 국민소통수석을 지내 친문재인계로 분류된다. 또, 윤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의 동아일보 후배인 관계로 친이낙연계로도 분류된다.
13일에는 고영인 의원과 송갑석 의원의 최고위원 출마 선언이 뒤따른다. 광주 서갑의 재선이자 광주시당위원장인 송 의원은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광주·전남을 대표해 지도부 입성을 노리고 있으며, 이개호·조오섭 등 지역 의원들의 지지를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대표 후보군은 이재명 의원과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3선 김민석 의원, '97 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재선 4인방인 강훈식·강병원·박주민·박용진 의원으로 추려지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군은 서영교·박찬대·송갑석·고민정·고영인·양이원영·윤영찬·장경태 의원 등이 이미 출마를 선언했거나 선언할 예정이다.
이처럼 지도부 도전이 '붐'을 이루고 있는데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흔들리는 국정수행 지지율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45%를 하회하면 일반적으로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미 그보다 크게 낮은 상황"이라며 "이대로 가면 중간선거인 2024년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으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에 '총선 지도부'를 향한 관심이 고조된 것 같다"고 바라봤다.
강성 지지층에 휘둘린 것 성찰하고,
민심·당심 괴리 좁힐 장 돼야 하는데
노웅래 "강경·선명은 패배의 연속
괴리 해결 못하면 총선도 희망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집권 세력의 지지율 하락이 민주당 8·28 전당대회를 성찰과 혁신의 장보다는 안주의 장으로 변질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박용진 의원은 "요즘 약간 이런 걱정이 든다"며 "윤석열정부가 알아서 주저앉을 것 같은 상황이 되니까 민주당이 '저거 그냥 우리가 이기겠다, 혁신할 게 아니라 기회만 잘 보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진다는 것"이라고 염려했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지난 4일 펴낸 지방선거 평가 보고서에서 '민심·당심 괴리'를 주요 패인으로 지목하며 "민주당 지지자, 진보층은 민주당의 내로남불을 큰 문제로 보지 않는 반면 중도층과 무당층, 국민의힘 지지층은 다수가 민주당의 내로남불을 큰 문제로 보고 있어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민심과 당심의 괴리를 극복하고 '내로남불' 등을 성찰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전당대회가 돼야 하는데 정권의 지지율 하락에 따라 성찰의 모습은 희미해지고, 서로 '내가 윤석열정권과 더 화끈하게 싸우겠다'고 강성 지지층의 표심에 호소하는 목소리만 크게 울려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규백 의원은 "국민은 민심이고 심판자"라며 "지난 대선과 지선을 치르면서 민심의 반응에 우리가 소홀해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나왔다고 생각해 (이번 전당대회 룰에서는) 민심에다가 방점을 찍었다"고 강조했다.
민주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의원도 "강성 지지자만 남으면 우리는 더더욱 강경하고 선명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렇게 되다보면 계속 패배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민심과 당심의 괴리를 해결하지 않으면 2년 뒤 총선, 그리고 5년 뒤 대선도 희망이 없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