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잘싸 외치다 참혹 대패" 노웅래 민주연구원장, 혁신플랜 보고
입력 2022.07.15 00:38
수정 2022.07.15 00:40
성비위·내로남불·강경파 폭주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담겨 '주목'
"물의 정치인 엄정 징계 제도화…
쟁점 의제 의총 비밀투표 의무화"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이 지난해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대선·지방선거의 연속 패배는 민심과 당심의 괴리 때문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우선 추진 과제를 제안했다.
민주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의원은 14일 오후 국회에서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혁신플랜 보고회'를 열고 △민심 중심 선거인단 △당론 결정 프로세스 혁신 △물의를 빚은 정치인 징계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노웅래 의원은 "0.73%p 차로 '졌잘싸(졌지만 잘싸웠다)'를 외치던 민주당에 성난 민심은 지방선거에서 11%p 차의 참혹한 대패를 안겨줬다"며 "당 쇄신이 없다면 2년 뒤, 5년 뒤 총선·대선 역시 희망과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혁신플랜 보고서 작성을 위해 대선 이후 2개월 넘게 14차례의 당 관계자 및 전문가 심층 인터뷰와 낙선자 의견 청취, 그리고 4차례에 걸친 지선 평가 및 당 혁신 간담회를 개최했다"며 "여기에서 나온 당 쇄신 목소리를 검증하기 위해 국민인식조사를 실시하고 구체적 데이터에 근거해서 10대 혁신플랜을 마련했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혁신안을 살펴보면 실제로 지난해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올해 3·9 대선, 6·1 지방선거 참패를 재연하지 않기 위한 패인(敗因)의 '외과수술식 도려내기'라는 고민이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는 현역 단체장이었던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이 성 비위 문제로 불명예스럽게 궐위가 된터라 시작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게다가 '조국 사태', 부동산 문제 등으로 인한 '내로남불' 시비까지 붙었다.
노웅래 의원은 "젠더 폭력 등 성 비위 위반 사건을 신속·엄정하게 처리하기 위한 절차적 규정을 명문화하자"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정치인에 대한 징계를 제도화해서 다시는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6·1 지방선거 참패 원인으로 꼽히는 당내 강경파 초선들의 사조직 '처럼회' 소속 의원들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폭주와 이에 부화뇌동한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 압박 등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제안도 담겼다.
노웅래 의원은 "당론 결정 프로세스를 혁신해야 한다"며 "쟁점 의제에 대해서는 심사숙고 시스템을 구축해 찬반 동수의 TF를 구성하고, 의총에서 쟁점 의제에 대한 비밀투표 의무화를 해서 강경파에 휘둘리거나 끌려다니지 않고 민심을 존중해 의사결정을 해야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욕설·문자폭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다"며 "자유로운 의사소통 창구를 마련하되 다른 의견을 봉쇄하거나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비대위가 선거 패배 내홍 수습과 전당대회 흥행에는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혁신에 미온적이라는 일각의 시선을 의식한 듯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다양한 혁신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우상호 위원장은 "민주당이 연이은 선거의 패배 이후에 후유증을 조기에 수습하고 당의 단합을 이루는데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며 "전당대회 규칙을 확정하고 주자들이 연이어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각 후보들이 가지고 있는 혁신 플랜들이 있겠지만, 민주연구원이 선거 이후에 각종 조사와 토론을 통해 준비한 혁신안이 있어 이 문제를 보고받고 지도부 차원에서 토론할 의도"라며 "전당대회를 거치고 새로운 민주당을 꿈꾸는 여러 다양한 의견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병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부소장은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일도 없고 존재감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민주당을 '더' 지지할 생각은 없는 상태"라며 "민주당은 상대방의 실수에 기대는 '감나무 전략'에 의존하면 안되고 '혁신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