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 후판價 협상 돌입…하반기 동결 가닥
입력 2022.06.16 10:40
수정 2022.06.16 12:25
철강업계, 조선사 사정 고려해 하반기 후판가 동결 검토
조선업계 "동결되더라도 적자 탈출은 어려워"
상반기 t당 10만원이나 오른 후판 가격에 울상 짓던 조선업계가 하반기에는 그나마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인상 대신 동결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올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에서 가격을 동결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상반기 철강-조선업계는 후판 인상분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올해 초부터 시작한 협상은 5월이 되서야 t당 10만원 인상으로 마무리됐다. 통상 후판 가격 협상이 3월 말에서 4월 초에는 끝났던 것을 감안하면 이견차가 상당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는 상반기 보다는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상에서는 철강사들이 조선사들의 입장을 좀 더 반영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원자재 가격이 최근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한 몫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 상황이 많이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고객사 입장도 고려하고 있다”며 “많이는 아니지만 원자재 가격도 떨어지는 추세기 때문에 동결하는 쪽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후판 가격이 동결 또는 최소폭으로 인상되면 조선업계는 부담을 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후판가 인상분이 워낙 높아 드라마틱한 체질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후판은 선박 제조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만큼 피해가 막심하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후판가격이 t당 1만원이 상승될 경우 초대형유조선은 3억6000만원, 초대형컨테이너선은 5억원 정도 원가가 상승한다.
지난해 후판은 t당 상반기 10만원, 하반기 40만원이 인상됐다. 원가 부담에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2170억원의 영업손실을, 대우조선해양도 같은 기간 영업적자 4701억원을 봤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하반기에 가격 인상 가능성이 줄어든 것은 다행이지만 이미 상반기 단가 인상으로 연내 적자해소 목표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