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검수완박…살얼음판 정국 ‘추경호 청문회’ 불똥 튈라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2.04.18 14:07
수정 2022.04.18 14:08

추 후보자, 2003년 론스타 논란 당시

정책 결정 자리인 ‘10인 회의’ 참석

시민단체 “부적절한 결정, 책임있어”

취임 후 여당 협치 기대 어려울 수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내정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문제로 정치권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불똥이 인사청문회를 앞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게로 옮겨질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7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추경호 부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14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18일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 제출이 예고된 상태다.


인사청문회가 다가오면서 여야 갈등은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특히 한 법무부 장관 후보자 문제와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밀어붙이기로 정국은 그야말로 살얼음판 같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검찰 문제로 불거진 여야 갈등이 자칫 다른 장관 후보자까지 옮겨붙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 후보자 경우 한덕수 총리 후보자와 함께 과거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매각 관련 논란이 수면 위로 불거지고 있다. 한 후보자는 론스타의 국내 법률대리인이었던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었고, 추 후보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헐값에 매입하는 과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10인 회의’ 참석자다.


검찰 등에 따르면 당시 외환은행 관계자와 정부 관계자들은 2003년 7월 서울 한 호텔에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 건을 논의했다. 이른바 ‘10인 회의’다.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는 변양호 금융정책국장과 추 후보자(은행제도과장)가 참석했다. 추 후보자는 회의 이틀 전 변 국장에게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가능하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 등은 추 후보자가 비금융주력자의 은행 인수를 금지하는 은행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외환은행 인수를 예외로 인정해 묵인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더불어 추 후보자가 론스타 관련 투자자 국가 분쟁 해결(ISDS) 대응에서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할 때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추 후보자는 “2003년에 일어난 일이고 2005∼2006년에 집중적으로 문제 제기가 됐던 부분”이라며 “그동안 여러 절차가 진행됐고 대법원에서까지 문제가 다 정리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감사원 감사와 법원 재판 과정 등을 통해 이미 설명이 이뤄졌다는 취지다.


추 후보자는 2006년 당시 재정경제부 홈페이지에 쓴 글에서도 “당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외환은행 부실 문제는 론스타의 자본참여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지금도 그러한 결정에 동참했던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실 추 후보자가 부총리에 내정될 당시만 해도 론스타 논란은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이미 20년 가까이 지난 일이고 당시 추 후보자에게 뚜렷한 과실이 있었다는 증거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최측근인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하고,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밀어붙이면서 인사청문회 때 적지 않은 공방이 예상된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자칫 이런 논란이 새 정부 초반 정책 동력을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추 내정자와 론스타 관계는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졌던 사항이고, 개인적으로 이게 추 후보자 발목을 잡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래도 지금 여당이 한동훈 같은 사안 때문에 워낙 전투력을 높이고 있으니 섣불리 (낙마 여부를) 전망하지는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낙마까지는 아니겠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생채기는 많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그런 과정에서 새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위신이 떨어지거나 나중에 야당(민주당)의 협조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고 덧붙였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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