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송영길 서울시장 차출설' 두고 내홍 격화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2.04.05 01:00
수정 2022.04.05 11:24

宋 출마 두고 서울 지역 의원들 중심 반발 심화…宋 '침묵'

영등포구 김민석 "대선 패배 책임 사퇴해놓고…사과하라"

서대문구 우상호 "여러 카드 무산…참신한 분 못 들어와"

은평구 박주민 "상당히 많은 의원 반대…서울 출신도 아냐"

더불어민주당이 송영길 전 대표의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문제를 두고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서울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핵심 의원들 중심으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도전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면서다. 송 전 대표는 일단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지난 1일 주소를 인천 계양구에서 서울 송파구로 옮긴 사실을 밝히며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3선의 김민석 의원(영등포구을)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대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은 사퇴한 지 얼마 안 돼 큰 선거의 후보를 자임한 데 대해 대국민 설명과 사과가 필요하다"며 "하산 신호를 내린 기수가 갑자기 나 홀로 등산을 선언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송 전 대표 차출론이라는 왜곡된 프레임이 있지만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이재명 전 대선 후보가 출마를 강권한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황식 시민후보 선정 방식으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결정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낙연, 정세균, 추미애, 박용진, 박영선, 임종석, 박주민, 강병원, 송영길, 우상호, 김현종 등 모든 인적자원을 놓고 지도부가 책임 있는 전략적 검토와 실행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종로 보궐선거 무공천 결정을 주도한 전 대표로서, 본인이 후보가 될 경우의 인천 보궐선거 공천 문제에 대한 일관성 있는 입장을 잘 정리해주시기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본의 아니게 인천, 나아가 서울과 전국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의원과 남인순 의원 등 20여명은 지난달 31일 회동을 갖고 '송영길 차출론' 반대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송 전 대표와 연세대 81학번 동기인 우상호 의원(4선·서대문구갑)도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송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이 결국 여러 카드를 무산시켰다"며 "유력한 전 당대표가 딱 앉아서 경선하자고 버티고 있는데 바깥에 있는 참신한 분이 어떻게 들어오나"라고 했다.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저울질 중인 박주민 의원(재선·서울 은평갑)은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상당히 많은 의원들이 (송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던 지도부가 특별한 이유 없이 복귀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 (송 전 대표는) 원래 서울 지역 출신이 아니지 않나. '586 용퇴론'과도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과 송 전 대표의 교감설에 대해선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쪽에 마음을 내는 것이 이재명 상임고문의 뜻이 반영됐다고 얘기하는데, 제가 확인해 본 바로 그렇지는 않다"며 선을 그었다.


당내 최대 의원모임 더좋은미래도 오는 6일 '현안'을 주제로 한 비공개 회의를 열기로 했다. 주로 송 전 대표 출마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송 전 대표 측 인사는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송 전 대표의 출마를 찬성하는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에게 쉽지 않은 선거지만, 그래도 가장 경쟁력 높은 후보를 내야 한다"며 "솔직히 오세훈 현 서울시장에 대적할만한 거물급의 마땅한 인물이 없으니까 '송영길 차출론'이 나온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내홍은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며 "결국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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