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수가 학회 데려갔는데 방 1개만 예약했습니다" 남학생의 소송

일본 와세다대학교 남학생이 여성 지도교수에게 성관계를 강요당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 야후재팬은 와세다대 정치경제학술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A씨가 여성 지도교수와 대학을 상대로 도쿄지방법원에 750만 엔(한화 약 7,500만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지난 26일 보도했다.

A씨는 소송 관련 기자회견에서 "대학 학대방지위원회 등의 조사가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2017년 2월부터 여교수에게 성희롱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같은 해 3월에는 교수가 자신을 대만 출장에 데려가 호텔에서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강요했다고 토로했다.

또 6월과 7월, 11월에도 해외 학회에 자신을 동행 시켜 같은 방을 쓰게 한 뒤 성관계를 가졌다고 호소했다.

그는 "교수의 집, 대학 연구실 등에서도 성관계가 이뤄졌다"며 "이러한 관계는 2018년 여름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첫 성관계 때 20세였던 나는 기혼자에 아이도 있는 여성 교수와의 부적절한 행위에 죄책감을 느꼈다"면서 "하지만 교수의 말을 거역하면 왕따가 된다는 생각에 거절하지 못하고 계속 따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정신적으로 괴로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걸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기도 했다. 여교수로부터 '어디 가서 말하지 마라'고 입막음을 당했다"고 강조했다.

A씨는 결국 이러한 사실을 지난해 3월 교내 학대방지위원회에 신고했으나 여교수는 성관계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같은 방에 묵은 것은 아이들을 돌보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위원회 측 역시 "학대 등 위법 행위가 없었다"며 여교수의 일방적 주장을 받아들였다.

조사 결과에 납득하지 못한 A씨는 재조사를 요청했으나 학교 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