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대위 전사?" 온라인서 확산한 우크라어 문건, 실제로 번역해보니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2.03.12 12:40
수정 2022.03.12 12:38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 참전 의사를 밝히며 출국한 해군특수전전단 출신 이근 예비역 대위가 전사했다는 루머가 담긴 우크라이나어 문건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문건에는 심각한 오류가 포함돼 이 전 대위의 전사 소식 자체가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11일 디시인사이드와 에펨코리아 등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특수작전을 수행하던 한국인 3명이 사망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은 우크라이나어 원문과 한글 번역이 결합된 형태다. 한글 번역에는 "키이우 15km 인근에서 특수작전을 진행 중이던 한국인 3명이 전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인의 신원은 한국 해군 특수전부대 전역자로 알려진 이 모 대위와 그의 팀인 거로 확인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한글과 함께 게시된 우크라이나어 원문을 번역하면 곧바로 이상한 점이 드러난다.


한글 번역본에서 '이 모 대위'로 표기한 대목은 'Капітан тітка'다. 여기서 Капітан는 대위라는 뜻이며 тітка는 부모의 자매를 뜻하는 '이모'로 해석된다.


결국 해당 문건은 한글 '이 모 대위'를 자동 번역기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를 그대로 포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어 원문을 한국어로 번역한 게 아니라 한글을 우크라이나어로 번역했을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외교부 역시 이 전 대위의 사망과 관련한 어떤 발표도 한 적이 없어 해당 문건의 신빙성은 사실상 '0'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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