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고소득 가구 근로소득 5%↑…여전히 복지에 기댄 저소득층
입력 2024.11.28 12:10
수정 2024.11.28 12:10
통계청, ‘24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명목소득 4.4% 증가…5개 분기 증가세
실질소득 2.3%…2개 분기 연속 플러스
상·하위 처분가능소득 배율 5.69배 차이
3분기 가계 실질소득이 2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근로소득이 전체 소득 증가를 이끌었다.
소득계층별로는 명암이 엇갈리면서 정부 대책 마련에 비상등이 켜졌다.
저소득(1분기) 가구는 ‘복지 효과’ 등으로 소득이 늘었지만, 근로·사업 소득이 상당폭 감소했다. 반면 고소득(5분위) 가구 근로소득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 3.5%↑, 5개 분기 연속 플러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구당(1인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은 525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4.4% 증가했다.
1분기(1.4%)와 2분기(3.5%)보다 증가 폭을 키우면서 5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유지했다.
근로(3.3%), 사업(0.3%), 재산(51.8%), 이전(7.7%) 등 모든 항목의 소득이 늘었다.
가장 비중이 큰 소득은 근로소득으로 332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고용상황이 양호하고 임금근로자 증가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통계청을 설명했다.
사업소득은 98만7000원으로 내수 부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전소득은 78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기초생활보장과 아동양육 관련 사회 수익금 등이 확대되고, 기초연금 수급자 수와 수급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재산소득은 5만4000원으로 전 분기(29.5%)보다 늘면서 증가 폭이 확대했다. 다만 재산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해 전체 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물가를 반영한 가계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2.3% 증가했다. 지난 1분기에 1.6%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2분기에 0.8% 플러스로 회복한 뒤 오름세를 보였다.
소비지출 291만원…주거·수도·광열 12.6%↑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397만50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7% 늘었다.
이 중 생활에 필요한 재화·서비스 구입 비용을 뜻하는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으로 3.5%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기조 영향에도 주거·수도·광열(12.6%)의 증가세가 두드려졌다. 보건(7.9%), 오락·문화(6.9%), 음식·숙박(5.6%) 등에서도 지출이 증가했다.
3분기 비소비지출은 106만800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5% 늘었다.
통계청은 같은 기간 주택 거래량이 많이 늘면서 리모델링 관련 비용인 주택유지 및 수선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흑자율 9개 분기만 ‘플러스’ 전환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전년 같은 분기보다 5.5% 증가한 418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28만원으로 1년 전보다 10.2% 늘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을 뜻하는 흑자율은 30.6%로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8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였던 흑자율은 9개 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적자가구 비율은 23.7%로 1년 전보다 0.9%p(포인트) 하락했다.
통계청은 소비지출이 감소했기보다는 소비 증가율이 높아져서 소비자 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인 평균소비성향은 69.4%로 1년 전보다 0.7%p 하락했다.
근로소득, 고소득 가구 5.0%↑·저소득 가구는 3.4%↓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각각 118만2000원, 1154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1분위 가구소득은 정부의 기초생활보장 강화 등으로 이전소득(10.4%)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5.4% 증가했지만, 근로소득은 3.4% 감소했다.
5분위 가구소득은 6.5% 늘었으며 특히 근로소득이 5.0% 증가했다. 임금근로자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69배로 지난해 3분기(5.55배)보다 0.14배p 올랐다.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5.69배라는 의미다. 통계청은 배율 상승을 분배지표 악화를 의미하지만 0.14배 수준을 놓고 통계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실질소득 증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물가안정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지원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현경 기재부 복지경제과장은 “일자리 전담반(TF) 등을 통해 고용 여건을 면밀히 점검해 지원하고 핵심 복지지출을 대폭 확대하는 등 약자 복지 강화에도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