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오미크론 이겨낼 도리 없어”…회복세 타던 공연계 ‘또’ 한숨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2.03.08 15:29
수정 2022.03.08 15:30

2월 공연 매출 369억원...전월 대비 13% 감소

‘공연계 코로나19 이전 수준 매출 회복’ ‘공연계 매출 정상화’


불과 한 달여 전까지만 해도 이 같은 내용의 보도가 잇따랐다. 실제로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2021년 공연 매출액은 지난해 10월 300억원대로 올라선 데 이어 12월에는 525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팬데믹이 터진 이후 최고액이다. 올 1월에는 426억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공연계는 또 다시 위기에 내몰렸다. 최근 오미크론 여파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만명 안팎을 이어가고 있는 탓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를 20만 2721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한 주 전 같은 요일과 비교해 6만3728명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확산세에 공연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출연 배우는 물론, 공연 스태프 및 관계자들 사이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예정된 일정을 변경하는 일도 허다하다.


앞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출연 배우인 규현의 코로나19 확진 이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기존 2월 20일까지 진행하려던 공연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18일 무대를 끝으로 폐막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도 코로나 여파로 1차 캐스팅 배우들의 마지막 공연을 올리지 못하고 종료하게 됐다.


이밖에도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앙코르 공연, ‘엑스칼리버’ ‘레베카’ ‘썸씽로튼’ ‘하데스타운’ ‘더데빌’ ‘팬레터’, 연극 ‘라스트 세션’ 등 수많은 뮤지컬과 연극이 공연을 취소하고 재개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일시 중단된 공연의 여파는 매출에서도 드러난다. KOPIS 집계 결과 1월 426억원이던 매출은 2월 369억으로 뚝 떨어다. 또 84만 건에 달하던 1월 예매수와 비교해 2월은 71만건으로 확연히 줄어들었다. 1월에 이어 2월에도 대작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업계에선 매출과 예매수 감소가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중단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일단 공연을 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크다. 동시에 당장이라도 공연이 취소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존재한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공연 취소에 따른 매출 감소는 물론, 공연의 당일 취소가 이어지다 보니 관객들의 관람 심리도 덩달아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위기를 두 배로 실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런 상황을 이겨내려는 시도도 이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월 22일 발표한 2022년도 제1차 추경예산을 통해 저소득·취약계층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한시적 활동지원금(100만원)을 총 4만명에게 지급해 코로나 피해를 완화하고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밝혔다. 또 공연시장 침체 극복을 위해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평균 300만원의 공연장 대관료를 지원하고, 소규모 대중음악 공연 활성화에 100억원도 투입한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공연시장의 피해 현황을 피악할 수 있는 세부 데이터의 필요성이 언급되면서 예술경영지원센터는 KOPIS의 정보 제공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3월 대중음악(콘서트) 분야 간담회를 시작으로, 6월까지 장르별 현장 간담회를 통해 개별 공연정보의 공개내용과 범위, 공개시기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순차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 사실한 현재 상황을 이겨낼 직접적인 해결책을 없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과거 거리두기 좌석 운영이나, 방역 패스 등의 조치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지침이 강화됐을 당시에도 물론 피해가 컸지만 결과적으로 조치를 완화하도록 공연계가 연대의 목소리를 내면서 무대를 이어올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도무지 손 쓸 방책이 없다. 이에 따른 관람 심리 위축을 막을 방법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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