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종교계 움직일 때 된 것 같아"…법륜스님 "민주당 책임도 있다"
입력 2024.11.06 16:02
수정 2024.11.06 16:05
이재명·법륜스님 국회 사랑재 차담회
李 "먹고 사는 문제, 말씀 듣고 싶다"
법륜 '평화·경제·의료대란' 우려와 함께
국회 다수당 민주당 역할 부재도 지적
법륜스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최근의 의료대란·경제난과 관련 "정부의 잘못이 있지만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에 대해 "종교계가 움직일 때가 된 것 같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보수 진영 원로뿐 아니라 경제·종교계 인사들과 만남을 이어가면서 대권 가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9~10월 동안 정치권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상돈 전 국민의당 의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을 만났고, 지난 4일에는 재계에서 최태원 SK 회장을 만나 미래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눴다. 이날은 법륜스님을 만나 정국 현안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 대표는 11일 국회 사랑재에서 법륜스님과 차담을 하면서 "요즘 세상도 하 수상(평소와 몹시 다른)하고 먹고사는 문제도 힘들다"며 "특히 평화 문제가 심각해져 말씀도 들어보고 싶다"고 조언을 구했다.
법륜스님은 "오늘 (미국) 대통령 선거가 어떻게 끝나는지 따라서 다르겠지만, 제일 큰 일은 한반도 평화를 우리가 어떻게 지켜내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평화를 지켜내는 게 가장 큰 문제이고 그걸 위해 대통령이 정부와 잘 논의해서 절대로 전쟁은 안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법륜스님은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대란 장기화 현상도 우려하면서, 갈등 심화 과정 속 민주당의 역할 부재도 지적했다.
법륜스님은 "우리 의료계가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어떤 개혁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합리적으로 대화해서 풀어야지 지금 이렇게 가면 의료대란이 날 요소가 있고 보건 의료계가 붕괴될 위험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약간 아쉬운 건 민주당 쪽에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에 대해 침묵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그렇지는 않은데 그렇게 보일 수는 있다"고 답했다.
나아가 법륜스님은 민생과 관련해선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에 대해서 정부 차원에서 보살핌이 충분하지 않다"며 "어쨌든 첫째는 정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정부 대책이 미비하다고 보지만 국회 다수를 차지하는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와 법륜스님은 모두발언을 종료한 후 차담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김태선 당대표 수행실장은 차담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법륜스님이 평화와 서민경제의 어려움, 의료대란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특히 두 사람이 "이 정권에 대해, 전쟁이라도 진짜 일으킬 것처럼 (한다)"며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두 분이 생각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실장은 "법륜스님이 (평화·경제·의료대란) 세 가지를 직접 말해 세 가지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충분한 논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을 함께 공유했다"며 "(이 대표는) 종교계 어르신들이 이제 움직여주실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법륜스님도 올초부터 고민을 하고 있고, 언제 움직일지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를 하겠다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