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력에…'외교통' 김건 "김정은과 '브로맨스' 가능성 크지 않다"
입력 2024.11.06 16:11
수정 2024.11.06 16:30
"지난 브로맨스는 김정은이 비핵화
입장 갖고 협상하러 나왔었기 때문…
그렇지 않은 전제조건 하에서라면
어떤 딜 하려 해도 환영받지 못할 것"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재집권이 유력한 흐름으로 보이는 가운데, 22대 국회의 외교·안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트럼프 후보가 새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북한이 기대하는대로 미북관계가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6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한 자리에서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 3개 주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면 새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으로 일찌감치 예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된다 하더라도 미북 간의 대화가 바로 활성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23회 외무고시에 합격한 김 의원은 외교부 북핵협상과장·북핵외교기획단장을 거쳐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한반도 외교·안보 분야의 최고 권위자다.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과거 김정은과의 '브로맨스'가 재연되기 어려운 이유로는 북핵 문제의 전제조건이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건 의원은 "지난 번에 (트럼프와 김정은 간의) '브로맨스'가 됐던 이유는 김정은이 완전한 비핵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미국과 협상하러 나왔었기 때문"이라며 "그렇지 않은 전제조건 하에서면 어떤 딜을 하려 하더라도 미국 국내적으로 환영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ICBM 발사 도발을 했던 점에 대해서도 "북한의 목표는 항상 똑같다.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나오면 (도발)하기도 하고 대선 과정에서 하기도 해서, 존재감을 나타내려고 한다"며 "미국을 위협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줘서 새로운 미국 대통령과 어떤 협상을 하겠다는 게 지금의 김정은의 목표"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받는 전제조건 하에서 협상을 해서 한미동맹 관계를 약화시키려는 게 목표"라면서도 "그것이 별로 효과를 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같은 선상에서 김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재차 들어서더라도 한미동맹이 약화되기는커녕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방위비 분담 문제도 잘 극복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김건 의원은 "미국이나 한국에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 때문에 한미동맹 관계에서 정책 조정의 기간이 있어왔다. 항상 여러 가지 도전이 있었는데 지난 70년간 우리가 그것을 잘 극복하고 한미동맹을 계속 강화해왔다"며 "미국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지 간에 한미동맹 관계는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나아가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서도 "한미FTA도 체결해놓고도 재협상을 또 하고 그러지 않았었느냐"라며 "일단 한미 간에 방위비 분담 협정은 타결해놨고, 거기에 기초해서 협상을 할 것이기 때문에 협상을 잘 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