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대통령제’ 비판한 윤석열 “새 대통령실은 광화문에” (종합)
입력 2022.01.27 12:51
수정 2022.01.27 13:08
“청와대 부지, 국민께 돌려 드릴 것”
대통령 관저, 삼청동 총리공관 검토
‘참모+민간’...대통령실 조직 바꾼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하며 “새로운 대통령실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설치하고 기존 청와대 부지는 국민들께 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당선 시 기존 청와대 조직구조를 해체하고 전혀 새로운 형태로 대통령실을 재구성해 임기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정치 분야 공약을 발표하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조직 구조도, 일하는 방식도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대통령실이 생겨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 관저는 경호상 문제, 국가비상사태 등에 대비해 삼청동 총리공관 등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정 최고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은 비서실장 및 정예화한 참모들과 분야별 민관합동위원회로 조직 구조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국정 최고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은, 민·관을 통틀어 대한민국 최고의 분야별 인재들이 위원회를 구성해 정예화 한 참모와 함께 주요국정 현안을 관리하고 대한민국의 미래전략이 지금부터 집행될 수 있도록 초석을 놓는 조직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야별 민관합동위원회에 참여하는 민간 인재는 민간인 신분을 유지하게 하고, 각 위원회는 국정 주요 현안이나 미래전략별로 여러 개의 소위원회를 두고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임무 가 종결하면 소위원회도 폐지되고 새로운 소위원회가 계속 생성되는 태스크포스(TF) 방식이다.
윤 후보는 ‘민간 인재 영입 후 급여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민간 최고 지성가, 전문가들이 이미 그분들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떤 자리나 수입을 기대하지 않고도 그동안 쌓아온 자신의 경륜과 지식을 국가에 환원하고 봉사하고 싶은 분들이 많이 있다”며 “그 부분은 적절하게 예우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제왕적 대통령제 방식으론 국가위기 해결 못해”
윤 후보가 전혀 새로운 개념의 대통령실을 구상하게 된 이유는, 그 동안 유지돼 온 ‘제왕적 대통령제’의 조직구조와 업무방식으로는 당면한 국가적 위기를 도저히 해결해 나갈 수 없다는 것을 깊이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윤 후보는 “권력 오남용의 결정판인 ‘법치파괴’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재앙이 사회 각 분야에 걸쳐 ‘불가역적 변화’를 유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정부는 출범하게 된다”며 “투명한 행정과 함께 민간과 공공부문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국가적 위기를 헤쳐 나갈 지혜를 하나로 모아내야만 대한민국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기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대통령부터 시대적 요구에 따라 변해야, 정부 각 부처도 변하고, 지자체도 변하고 그 결과 기업과 개인이 위기를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데 필요한 정부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명칭도 없앤다”
윤 후보는 청와대라는 명칭도 없앨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국민과 대통령을 갈라놓고 주변을 둘러싼 소수의 측근들이 내각의 업무를 일일이 지시하고 전횡을 휘두르는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상 국가를 이끌어 갈 수 없기 때문에 폐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청와대 부지는 국민에게 개방하고 그 용도를 무엇으로 할지는 국민의 뜻을 모아 정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는 “기존 청와대 부지 주변에 설정되어 있는 각종 군사규제, 건축규제 등은 이에 따라 대폭 완화될 것”이라며 “서울 강북지역은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둥지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재탄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 청와대 사용에 대해선 “필요한 역사관을 만들지, 시민 공원으로 활용한다던지 해서 청와대를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것은 제가 판단할 게 아니고 일단 국민께서 판단하시고 어떻게 활용할지 여러 전문가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광화문 집회 시위 문제에 대해선 “국민들의 직접 목소리도 들어야 하기 때문에 무슨 안전의 문제만 없다면 대통령 집무실에 앉아서 국민들께서 시위하고 항의하는 목소리도 업무에 조금 방해가 되더라도 들으면서 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 했는데 실패했다’는 지적에는 “민관이 합동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대통령은 그 중심에 있는 것으로, 현 청와대 구조는 그런 일을 하기 매우 부적절하다”며 “그래서 광화문 정부청사에 집무실을 만들고, 그 청사 안에는 대통령실 참모들과 여러 민관합동위원회 사무처, 지원조직 회의실이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