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 위생 논란’ 진성푸드, 납품 리스트 떴다…식품업계 “우리도 피해자”
입력 2021.11.04 14:10
수정 2021.11.04 17:21
진성푸드 "악의적 제보" 주장
납품받은 기업 "우리도 피해자"
연 매출 400억원을 올리는 진성푸드가 비위생적인 공장 환경에서 순대를 제조하고 있다는 폭로가 등장한 가운데, 해당 순대의 납품처를 기재한 리스트가 공개돼 누리꾼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진성푸드는 퇴사 직원의 악의적인 제보로 인해 불거진 논란이라며 관련 내용을 반박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회사의 순대 제품에 대해 위생 기준 위반 내용을 확인하고 관할 지자체에 행정 처분과 수사 의뢰 요청을 결정했다.
또 납품을 받은 업체들은 발 빠르게 공식 입장문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일 KBS '뉴스9'는 A업체의 내부 공정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올해 초 A업체 내부 직원들이 직접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CCTV영상을 확인한 결과, 공장 직원들이 천장에서 물이 새는 와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순대를 제조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A업체 전 직원은 KBS와 인터뷰에서 "꽝꽝 얼었던 배관 어딘가가 녹아서 물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순대를 찌는 대형 찜기 아래에 살아 있는 벌레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과 유통기한이 임박해 판매가 어려운 순대 완제품을 한곳에 갈아 다시 재포장해서 쓴다는 증언까지 등장해 큰 파문이 일었다.
보도에 따르면 A업체는 여러 회사에 순대를 납품하며 연 400억원 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곳이다. 이 업체의 제품은 모두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받았다.
A업체는 방송의 취재가 진행되자 법원에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A업체 공장을 상대로 불시 위생 점검에 착수했다.
해당 업체 측은 홈페이지 해명 자료를 통해 "방송 내용은 과거에 근무했던 직원이 불미스러운 퇴사로 앙심을 품고 KBS 기자에게 악의적인 제보를 하여 방송 금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해 최대한 소명을 했지만 기각이 되면서 방송이 나오게 됐다"며 "뉴스에 방송되어 심려를 끼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 내용에 대한 저희의 입장을 고객님들께 알리고자 한다"며 천장에서 물이 떨어진 것에 대해 "금년 2월 동파로 인해 배수관로에서 물이 떨어진 내용이고 충진돼 제품화된 사실은 절대 없었으며 충진통의 양념은 모두 즉시 폐기하고 동파는 수리 완료해 현재는 이상 없다"고 전했다.
바닥에 유충 및 벌레가 나온 점에 대해서는 "휴일 증숙실(찜기) 하수 쪽 구석 바닥에서 틈이 벌어진 것을 발견하고 공무팀과 방제 업체에서 모두 처리했고 휴일이라 증숙기가 작동되지 않았고 찜통은 모두 밀폐돼 쪄지기 때문에 벌레가 유입될 수 없는 구조"라고 해명했다.
업체 측은 유통기한 문제와 관련해, "생산 과정에서 당일 순대 터짐, 굵거나 얇은 순대 일부는 재가공해 사용했으나 방송 내용처럼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재고를 갈아서 넣었다는 내용은 편파적인 편집과 터무니없는 억측"이라며 반론보도청구 소송 준비 및 제보자에 대한 형사소송을 진행해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한편 이렇게 생산된 순대는 상당수 국내 유통업체 등에 납품됐다.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는 ▲스쿨푸드 ▲죠스떡볶이 ▲놀부 ▲이마트 ▲노브랜드 ▲아워홈 등에 납품했다고 명시돼 있다.
해당 순대를 납품받았던 일부 유통업체는 "우리도 몰랐다"며 피해자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쿨푸드는 측은 4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2014년 10월부터 해당 순대 제품을 납품 받았지만, 2018년 5월부터는 거래 종료로 납품을 받고 있지 않다"며 "현재 HACCP 인증을 받은 다른 업체의 순대를 납품 받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일고 있는 시점의 제품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