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2021] 고승범 “가상자산 제도 논의 참여하겠다”…업권법 제정 탄력 받을까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입력 2021.10.06 16:58
수정 2021.10.06 16:58

고승법 금융위원장 6일 국회 정무위 국감 참석

“상장 폐지 인한 피해 최소화해야…논의 필요”

전문가 “업권법 필요하지만 다양한 의견 들어봐야”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가상자산업에 맞는 제도 빛 법률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업권법 제정이 연내로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당국의 전향적 태도를 반기면서도 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선 사업자들의 뜻을 한 데 모을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고 위원장은 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가상자산의) 상장과 상장폐지로 인한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관련 업권법 논의에 같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가상자산 업계 안팎에서는 업권법 부재로 상당한 고충을 겪어 왔다. 거래소에 적용되는 유일한 법이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밖에 없다 보니 코인 상장과 폐지, 이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 구제 등 다양한 상황에 유연한 대처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특금법은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시장을 통제하려는 목적을 두고 급하게 개정을 하다 보니 사업자 자격 요건 외에는 전혀 명시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사업자들의 폐업 등으로 인한 피해 보상도 쉽지 않다. 거래소가 폐업할 경우 투자금 회수가 막혀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기존 금융권의 예금자 보호와 같은 안전장치가 없다보니 불안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특금법은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자격 등만 규정하고 있을 뿐 업계에 필요한 필수적인 내용들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상장, 시세조작, 공시 등을 규지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거래소를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법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금법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 다소 늦더라도 업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업권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교수도 “업권법 제정 필요성에 대해선 업계가 공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다양한 업체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이를 종합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거래소 외에도 디파이와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디지털자산 보관 등 다양한 가상자산업이 존재하는 만큼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법이 제정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업체들이 단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 고 위원장은 업권법 외에도 실명계좌를 비롯한 가상자산업계의 현안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이중 가장 큰 화두인 원화마켓 신고와 관련해서는 추후 자격 요건만 된다면 중소 거래소들에게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실명계좌를 획득하지 못하고 코인마켓만 가능한 거래소들도 실명계좌를 확보하면 언제든지 원화거래가 가능한 거래소가 될 수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서는 금융위에서 독자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가상자산업권법에서 (여러 관계자들과)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명계좌 발급과 관련해서는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금융위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은행들이 실명계좌 발급에 소극적이라는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자금세탁방지 관련 규정은 국제기구에서 기준이 만들어진 것이고 은행들은 기준에 맞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은행이 (자율적으로) 판단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업비트 등 대형 4개사의 독과점 체제로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가상자산업권법 논의를 (국회에서) 진행해주고 있다”며 “저희도 참여해서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논의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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