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가 안 간다" 여경 주차연습 논란에 현직 경찰들 반응
입력 2021.09.14 15:59
수정 2021.09.14 16:00
한 여성 경찰이 근무 도중 주차 연습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한 차례 논란이 일자, 현직 경찰들의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여경의 근무 중 주차연습'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공원에 드라이브 갔는데 구석탱이 주차장에서 경찰차가 보였다. 뭔 일인지 봤는데 차가 천천히 후진했다"며 "박스도 옆에 있고 '설마 주차연습 중인가, 혹시 여경?' 했는데 설마가 맞았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는 한 여경이 다른 남성 경찰의 지도를 받으며 경찰 차량으로 주차 연습을 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있다. 이에 A씨는 "근무 중 주차 연습도 시켜주고 좋은 회사다"라며 "여러분의 세금이 터져 나가고 있다"고 비꼬았다.
해당 게시물은 각종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되며 갑론을박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일부 누리꾼들은 "근무 중 연습을 왜 하냐" "경찰 업무에 주차 연습도 포함 되있냐" "운전연습하면서 세금으로 월급 받고 참 좋네" "세금 살살 녹는다" "저 여경 월급 날로 먹네"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현직 경찰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뭇 다른 의견을 내놨다. 주차 연습이 논란이라는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
논란이 일자마자 경찰청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 누리꾼은 "순찰 배정 안 된 순찰차로 할 수도 있고 야간(근무) 끝나고 하는 걸 수도 있는데 여경이 하니까 일부러 저러네"라며 "뭐 운전 경험 없을 수도 있고, 직원 교육 시키는 것도 업무의 일종이고 나도 신입 때 주임들한테 주차교육 업무시간에 틈틈이 받았었는데 왜 이게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별게 다 트집"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청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누리꾼은 "운전 가르치는 걸 욕하려면 우선 채용조건에 주차를 포함한 완벽한 운전실력을 요구하지 않은 경찰청을 욕하고, 장롱면허 양산하는 면허제도를 먼저 욕해야지, 직무에 필요한 기술은 직장에서 배우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나도 운전 못하는 직원들 들어오면 많이 가르쳐 줬는데" "경찰은 무슨 태어날 때부터 운전에 사격에 문서까지 마스터해서 태어나냐" "이게 뭔 문제인지 사실 이해 안감" "저걸 또 몰래 찍어 넷상에 올리고 있네"라며 지적했다.
이처럼 여경의 업무 및 대응 능력과 관련해 여경 무용론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을 바라보는 시민 시각은 상당히 날카롭다. 현장에서 경찰이 대응하는 모습에 국민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있다"라며 "그러나 사진 몇 장만으로 여경의 대응이 잘못이라는 판단을 할 수는 없다. 또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모든 여경을 매도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경무용론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경찰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매뉴얼과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하는 것"이라며 "여경이든 남경이든 경찰업무 특수성과 임무 수행에 맞는 체력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