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활력 반갑지만"…코로나19와 대작 사이에서 찬밥 된 작은 영화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7.02 13:01
수정 2021.07.02 13:09

CGV· 메가박스·롯데시네마, '모가디슈' '싱크홀'에 제작비 50% 보전

올해 상반기 '소울',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 '크루엘라' 등 외화를 중심으로 극장가 관객수가 서서히 회복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한국 영화 기대작 '모가디슈', '방법:재차의', '랑종', '싱크홀', '인질' 등이 여름 개봉을 확정하며 극장가는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7월 문을 여는 텐트폴 작품은 마블 스튜디오의 '블랙 위도우'다. 개봉을 6일 앞둔 '블랙 위도우'는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예매율에 따르면 47.32%(9만 2843명)명을 기록 중이다. 대작에 대한 갈증과 마블 스튜디오의 첫 번째 히어로물이라는 점에서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가 기록한 최고 오프닝 스코어 40만여명을 '블랙 위도우'가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블랙 위도우' 이후 '랑종'이 14일, '모가디슈', '방법:재차의'가 28일, '싱크홀'이 8월 11일, '인질'과 DC 코믹스의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8월 중 개봉 한다.


일주일 간격으로 촘촘히 대작들이 포진돼 있는 사이, 작은 영화들은 코로나19와 대작에 치이는 신세가 됐다. 대작들의 개봉일을 피하기 위해 '좀비 크러쉬:헤이리', '빛나는 순간', '괴기맨숀', '인더 하이츠', 그리고 티빙 오리지널 영화 '미드나이트'까지 지난달 30일에 모두 개봉했다. 신작이 같은날 한 번에 개봉하는 일은 관객이 쪼개지기에 제 살을 깎는 일이지만 '블랙 위도우'를 피하기 위한 최선책이다. 이들은 '블랙 위도우'가 개봉하기 전인 7일까지 관객들을 부지런히 끌어모아야 한다.


대작들의 여름 개봉 배경엔 국내 3대 멀티플렉스 체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제작비 보전 제안이 영향을 미쳤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100억이 넘게 투입된 '싱크홀'과 '모가디슈' 총제작비의 50% 회수를 보장하기로 했다. 극장은 총 제작비 50% 매출이 발생할 때까지 매출의 전액을 배급사에 지급한다.


그러다보니 우려도 제기된다. 극장 입장은 제작비 50% 보전 카드를 내건만큼 상영관이나 상영횟수를 최대한 늘려 관객들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상업 영화가 아닌 작은 영화들이 설 곳은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최근 전염력 높은 인도발 델타 변이 출현으로 코로나19 재유행이 예고돼 여름시장에 등판한 작은 영화들은 코로나19와 상업 영화 사이에서 고군분투 한다.


한 영화 관계자는 "독립영화나 예술, 저예산 영화들은 언제나 극장에서 힘든 싸움을 하고 있지만, 올 여름은 유독 힘들지 않을까 싶다. 모든 관심이 대작에 쏠려 있고, 이들의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작은 영화들은 어느 때보다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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