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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1승', 20일 만에 안방극장으로…홀드백 논쟁의 현재와 미래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4.12.31 14:01
수정 2024.12.31 14:01

정부와 영화계 논의→찬반 대립에 성과 없어

영화 1승이 지난 4일 극장에서 개봉한 후 20일 만에 OTT·IPTV로 직행했다. '1승'은 배우 송강호 주연의 국내 최초 배구를 소재로 한 스포츠 영화로 기대를 모았지만, 흥행 성적은 31만 명에 그치며 손익분기점인 180만 명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극장에서의 실패를 부가판권 매출로 보완하려는 전략이다.


팬데믹 이후 변화한 영화 유통 구조와 생태계의 새로운 과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홀드백(holdback)은 극장 상영 영화가 다른 플랫폼으로 유통되기까지 유예해주는 기간을 가리키는 말로, 팬데믹 이전, 홀드백은 극장 매출을 보호하고 단계별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기능했다. 기간은 일반적으로 3~4개월이 적용됐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관객 감소와 극장 매출 하락은 홀드백의 급격한 단축을 초래했으며 이는 특히 극장 성적이 부진한 작품들에서 두드러졌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서울의 봄'은 OTT IPTV 공개까지 4개월, '파묘'는 6개월이 소요된 반면, '설계자'는 27일, 원더랜드는 2개월, 그리고 '1승'이 20일 만에 공개된 것이다.


이런 흐름은 극장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유통 구조를 흔들며, 영화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정부와 영화계는 지난해부터 이러한 유통 환경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극장과 OTT 플랫폼 간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홀드백 법제화'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 논의는 전통적 유통 질서를 회복하고 극장을 보호하려는 입장과, OTT 시대에 유연한 유통 전략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 대립을 불러왔다.


홀드백 강화 찬성 측은 극장 매출 보호와 생태계 균형 유지를 위해 일정 수준의 유예 기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OTT로의 빠른 이동은 극장 관객 감소로 이어져, 특히 중소 극장과 독립 제작사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또한, 영화는 본질적으로 큰 스크린에서 관객들이 함께 감상하는 공동체적 경험이라는 점에서, 극장 중심의 관람 문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문화적 가치도 흐릴 수 있다는 이유도 존재한다.


더불어 OTT 중심의 유통이 장기적으로 극장-제작사-배급사의 전통적 구조를 약화시킬 수 있어, 단계별 유통 전략을 통해 전체 생태계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대 측은 홀드백이 OTT 공개를 지연시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규제이며, 영화의 접근성을 떨어뜨려 소비자 불만과 불법 다운로드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근거로 삼았다.


극장을 보호하려는 전통적 입장과 OTT 시대의 유연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며, 현재 법제화 논의는 여전히 표류 중이다. '1승'은 이러한 혼란의 한가운데에서 영화계가 직면한 현실적 과제를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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