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도 아랑곳 않은 류현진 ‘에이스 본색’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1.05.29 11:35
수정 2021.05.30 07:23

클리블랜드전 5이닝 4피안타 2실점 호투

좋지 않은 기상 상황으로 5회까지만 투구

토론토의 류현진이 에이스의 가치를 가감 없이 선보였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투수 입장에서 결코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이날 경기가 벌어지기 직전 클리블랜드 지역에는 비와 함께 기온이 뚝 떨어진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었다. 경기 개최 여부가 검토될 정도의 악천후였으나 예정대로 시작됐고 마운드에 선수 류현진은 세찬 바람을 맞으며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날씨 탓인지 류현진의 제구는 1회부터 흔들렸고 구속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시작부터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린 류현진은 에디 로사리오에게 2타점 우전안타를 맞았다. 이어 2사 1, 3루에서 조시 네일러에게 볼넷을 내줘 다시 만루 상황. 특히 올 시즌 첫 한 이닝 및 한 경기 2개의 볼넷을 내준 류현진이다.


하지만 대만 출신 타자 장위청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고 더 이상의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에이스의 등판에 토론토 타자들도 힘을 냈다. 토론토는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상대 선발 일라이 모건을 두들기며 2회초 대니 잰슨의 적시 2루타를 동점을 만들었고 3회 조 패닉의 투런포 및 대거 4점을 뽑아내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강한 바람으로 유니폼이 펄럭인 가운데 류현진은 2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3회에는 해롤드 라미레즈에게만 안타를 내줬을 뿐 다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4회와 5회 다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한 류현진은 모든 투구를 마쳤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는 91개(스트라이크 58개)로 6회에도 충분히 등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낮은 기온 등 좋지 않은 날씨로 인해 부상의 우려가 있었고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코칭스태프는 5회가 끝난 뒤 박수로 류현진을 맞았다.


실제로 이날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는 류현진이 내려간 뒤 더욱 좋지 않은 기상 상황을 보였다. 급기야 7회에는 거센 비가 몰아치기 시작, 경기가 중단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악천후에 가장 불리한 쪽은 역시나 투수다. 실제로 클리블랜드의 투수들은 선발 모건(2.2이닝 6실점)부터 뒤이어 나온 투수들이 모두 실점하며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류현진은 완투승에 버금가는 5이닝 2실점의 호투를 펼쳤고 바통을 이어받은 소튼이 6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차원이 다른 마운드의 높이를 선보였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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