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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돌풍에 민주당 위기감 "이미 상당한 충격"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1.05.25 14:27
수정 2021.05.25 22:52

정치권 관념 넘어선 파격적 흐름에 긴장

20~30대 이반 더해 개혁 세력 지위 위태

"노쇠한 기득권 꼰대 정당으로 비칠 우려"

기성 정치인 중심 "경륜 부족하다" 지적도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2030 청년층 민심 이탈로 4.7 재보선 참패를 경험한 더불어민주당도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예단하기 어렵지만, 30대의 이 전 최고위원이 당선된다면 그간의 정치권 관념을 깬 파격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물론 기성 정치인 중에서는 반짝 돌풍이기 때문에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 있다. 선호도 조사와 달리 정당 운영의 안정성을 생각하면 결국 표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25일 TBS 라디오에 출연한 정세균 전 총리는 "대선 관리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 경선을 관리할 수 있겠는가. 거기다 우리나라의 특별한 문화인 '장유유서'도 있다"며 "옛날에 영국에 밀리밴드라는 39세 당 대표가 나온 적이 있는데 아마 그 당이 정권을 잡는 데 실패하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운동권 출신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도 "감각이 아무리 뛰어난 정치인이라도 경험부족에서 오는 한계는 있기 마련"이라며 "당의 혼란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1970년 '40대 기수론'을 내세웠던 김대중·김영삼 후보에 대해 '구상유취'(입에서 젖 냄새가 난다)라고 평가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 청년 정치인 사이에서는 위기감이 적지 않다. 최근 20대 사이에서 '민주당 지지자'가 비하표현으로 여겨질 정도로 청년층 이반이 심각하다. 재보선 참패 후 2030 의원들이 자성의 목소리를 냈으나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기를 펴지 못했다.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도 586 운동권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어 참신한 신인 혹은 청년들의 목소리라고 보긴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30대 야당 정치인의 약진은 그 자체로 민주당에 타격이 될 수 있다. 단순히 20~30대 표심의 이반이 아닌, 보수세력과 비교해 개혁세력임을 자처했던 민주당의 지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남국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청년을 위하는 척만 하고 제대로 된 청년을 위한 정책들이 많이 부재해서 그러한 민심을 받아낼 수 있는 그릇으로써 이 전 최고위원이 나오고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도 굉장히 긴장하면서 지켜보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도 청년들과 소통하고 청년 정치인을 발탁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예 30대가 당을 접수하는 것과는 비교불가"라며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특별히 어떤 것을 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된다. 민주당은 노쇠한 기득권 정당으로 국민께 비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륜이 짧아 당 운영에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낡은 사고"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한규 민주당 법률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정 경험의 부족은 집단지도체제로 해결할 수 있고, 필요하면 김종인 등 외부 인사를 모셔올 수 있다"며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가 되지 않더라도 이미 상당한 충격"이라고 했다.


이어 "보수정당은 가치보다는 현실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하면 원외 청년 정치인을 당 대표로 선출할 정도로 유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런 상황을 그냥 넘길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어떻게 우리 스타일로 대처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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