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 "광화문 집회 맛이 가" 발언 논란…배현진 "맛 간 건 MBC"
입력 2021.05.16 09:56
수정 2021.05.16 14:36
박성제 사장 "광화문 집회, 맛이 간 사람들의 종교적 집회"
지난 2019년엔 '조국 수호 집회' 인원 100만명이라 해 논란
논란 커지자 뒤늦게 사과…"적절치 않은 표현 사용 인정해"
배현진 "사장 실수로 MBC 맛 간 지 오래라는 말 잔뜩 초래"
공영방송 MBC의 박성제 사장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규탄의 목소리를 냈던 보수 단체의 광화문 집회를 두고 "맛이 간 사람들이 주장하는 종교적 집회"라 표현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사장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부적절한 언급을 했다는 야권과 네티즌의 질타가 이어지자 뒤늦게 사과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정기학술대회 기조발표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서초동 검찰개혁 집회와 광화문에서 약간 맛이 간 사람들이 주장하는 종교적 집회를 1대 1로 보도하면서 민심이 찢겨졌다고 보도하는 게 제대로 된 공영방송인가"라고 발언했다.
박성제 사장의 발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9년에는 MBC 보도국장으로 재직하며 교통방송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를 옹호했던 진보 단체의 서초동 집회 인원을 '딱 봐도 100만명'이라 주장해 편향된 억지 주장을 했다는 논란을 인 바 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광화문 집회가 약간 맛이 간 것이라면 '딱 봐도 100만'은 완전 맛이 간 것인가"라며 "방법과 방향이 달라도 나라 잘되자고 나선 다 같은 우리 국민이다. 방송은 '검언유착'같은 조작보도를 안 하는 게 제 할 일"이라 비판했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박성제 사장은 자신의 SNS에 "'약간 맛이 간 사람들이 주장하는 종교적 집회'라는 표현은 과격한 막말로 많은 비판을 받았던 일부 인사들이 참석한 집회를 가리킨 것"이라며 "결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나 일반적인 보수집회'를 지칭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일부 적절치 않은 표현을 사용한 것을 인정한다"고 사과를 표명했다.
이에 MBC 아나운서 출신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사장의 실수로 'MBC맛 간 지 오래'라는 회사에 모욕이 될 말들만 잔뜩 초래했다"며 "맥락의 오해라고 본인 페이스북에 해명했는데, 대형 언론사 사장이 술 한 말 마시고 이불 속에서나 할 속말을 공적 자리에서 분별없이 뱉어 논란을 자초하면 되겠는가. 뒤늦게라도 사과했으니 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