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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은 왜 '파업공장' 됐나…현 노조 집행부 출범 후 파업 15배↑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1.05.07 10:22 수정 2021.05.07 10:54

현 집행부 출범 전후로 연평균 파업시간 18시간→270시간

조합원 의사 반하는 파업 강행으로 위기 내몰아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가 노조의 ‘무기한 파업’ 선언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실제 파업 참여자는 소수에 불과해 강성 노조 집행부의 독단적 행보가 무고한 조합원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르노삼성 노조는 과거 사측과의 대화를 중요시하는 실리 위주의 노선을 걸었으나 현 집행부 출범 이후 파업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강성화를 보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대표노조인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은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나흘째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 파업 참여율은 조합원만 계산해도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포함하면 80%가량의 인력이 출근해 공장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회사가 실적 악화에 빠진 상황에서 XM3 수출 물량까지 차질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노조 집행부에 반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종규 위원장이 이끄는 현 노조 집행부가 2018년 12월 출범한 이후 수시로 파업을 벌이는 상황에 대한 조합원들의 피로감도 큰 상황이다. 르노삼성 내 소수노조인 ‘새미래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새미래 노조)는 현 대표노조 집행부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기도 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2018년 이전까지만 해도 파업이 거의 없는 사업장이었다. 2015년부너 2017년까지는 무분규로 임금 및 단체협약을 타결했고, 그 이전에도 노조 집행부는 최소한의 파업을 통한 협상 위주의 노사관계를 추구했다.


2012년 말부터 2018년 11월까지 7년간 전체 파업시간은 129.25시간으로 연평균 18.46시간에 불과할 정도였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이끄는 현 집행부 출범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이듬해인 2019년부터 줄파업이 이뤄졌고, 교섭은 장기화됐다. 현 집행부가 출범한 2018년 12월부터 올해 5월 현재까지 총 파업시간은 689.83시간으로 연평균 270시간에 달한다. 이전에 비해 무려 15배 규모로 확대된 것이다.


박 위원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 간부들 중 상당수는 과거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르노삼성지회 출신이다. 금속노조 가입자 수가 적어 대표노조 지위를 얻는 데 한계에 부딪치자 기업노조에 가입해 집행부를 장악한 것이다.


현 집행부는 지난해 금속노조 가입을 시도했으나 산별체제 전환 찬반투표에서 조합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 속에서 모기업 르노그룹으로부터 비용 절감 압박을 받고 있는 르노삼성으로서는 현 강성 집행부 체제가 심각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기업의 다른 해외 공장들과 물량 배정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르노삼성으로서는 지속적인 파업 이슈가 치명적인 기피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강성 노조 집행부 때문에 직장을 지키려는 일반 조합원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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