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윤석열, 새로운 정치세력 구축 필요…정당에 의미 부여 불필요"
입력 2021.05.02 11:55
수정 2021.05.02 14:25
"정치 근본 변화 생각한다면 색다른 선택 하게 될 것
돈과 조직? 사람은 가만히 놔둬도 모여…돈 문제 無
국민의힘, 스스로 대통령 만들 수 있다는 자신 있어야
초선 당대표, 국민에 국민의힘의 근본적 변화 보일 것"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야권의 유력 차기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새로운 정치세력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 인식 속에 저 사람이 앞으로 우리 대통령이 돼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정당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대선이라고 하는 것은 국회의원 선거와 달라서 정당이 크게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선에서는 소위 대선 캠프가 만들어져서 그 사람들이 주도해 선거를 하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 "우리나라의 여러 정치 여건과 과거 흐름을 생각할 때 윤 전 총장이 '내가 이번에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색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 종전에 일반 정치인들이 추구했던 대로 안이한 방식을 택한다고 하면 나름대로 어떤 정당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간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하는 이유로 '돈과 조직'이 거론됐던 데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사람은 가만히 놔둬도 모여들게 되어 있으니 염려를 할 필요가 없고, 돈 문제도 과거와 달리 군중동원 시대가 지나서 크게 염려가 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느 특정 후보가 대통령 감이라고 일반 국민에게 인식되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무소속 출마했던 방식으로 채권 발행 후 선거가 끝나고 다시 받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당에 들어간다고 정당에 바로 돈이 나오는 게 아니다. 그것도 정부 보조금으로 하는 일"이라며 대선출마를 위한 국민펀드 모금도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 여부 자체에 대해서는 "본인이 결정할 상황이라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상황을 볼 것 같으면 소위 대권에 대한 어느 정도의 관심은 굉장히 가지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며 "그 관심을 어떻게 표출한 것인가는 본인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향해 김 전 위원장은 '자강 노력'을 당부하며 "국민의힘 내부에도 원희룡 제주도지사나 유승민 전 의원 같은 대선 주자가 있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처음에는 누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감이 있냐는 식으로 여론이 몰고 가지 않았나, 대선에서도 그런 가능성이 전혀 배제될 수 없으니 자강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집권해 수권정당이 되려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국민의힘의 능력으로 대통령을 당선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며 "쓸데없이 지난 보궐선거처럼 '단일화 안 되면 안 된다' 등의 얘기를 자꾸 하면 정당으로서의 자기 위신만 깎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의 대안으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거론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서는 "상상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플랜A'니 '플랜B'니 이런 이야기 하는데 솔직히 관심이 없다"며 "내가 특별한 목적이 없는 데 그런 데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당을 떠난 이후 서병수 의원이 '탄핵 불복'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것을 두고 "개별적 의견에 불과하다"며 "탄핵이라는 것은 이미 하나의 역사적인 사실로 입증된 사항이기 때문에 그걸 지금 와서 부정한다는 건 내가 보기에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개별적으로 의원 개개인이 그런 의견을 펼칠 수 있지만 당 전체가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초선 김웅 의원을 위시로 '초선 당대표'에 대한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당내에서 영남당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는 소리도 있고,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도 초선들의 역할이 상당히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다음 전당대회에서 상당히 재밌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초선이 당대표를 못하라는 법도 없다"며 "초선이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이 정말 근본적으로 변화한 모습을 일반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