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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외교원장 "한국, 미국에 가스라이팅…한미동맹 신화화"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1.03.31 09:56
수정 2021.03.31 09:57

"주한미군 철수, 평화 구축 과정 될 수도"

외교부는 '개인적 소신'이라며 '거리두기'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한미동맹을 '가스라이팅(gaslighting)'에 비유했다.


가스라이팅은 데이트폭력 사건에서 주로 사용되는 심리학 용어로, 타인의 심리를 조작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존중을 거듭 강조하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 차관급 인사가 동맹 가치를 폄훼하는 듯한 견해를 밝힌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원장은 지난 29일 출간한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이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한국은 오랜 시간 불균형한 한미관계를 유지하느라 애쓴 탓에 합리적 판단을 할 힘을 잃었고 그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희박해진 상황"이라며 "한국은 한미동맹에 중독돼 왔다. 압도적인 상대에 의한 '가스라이팅 현상'과 닮아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저서에서 "(주한)미군 철수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과정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전날 책 출간을 홍보하기 위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언젠가는 미군이 철수할 수 있다"며 "한미관계는 깊어져야 하지만 군사동맹이 강화되는 건 대외 환경이 힘들어지는 것이라 손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관계가 신화화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트럼프 행정부 시기 한미관계에 대해선 "속된 표현으로 미국이 우리의 '삥'을 뜯은 것"이라며 "당시 우린 '빵 셔틀' 취급을 당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논란이 일자 외교부는 김 원장의 저서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발표해 수습에 나섰다. 외교부는 "해당 저서는 국립외교원장이 국제정치와 한미관계를 전공한 학자로서의 개인적인 소신과 분석을 담아 저술한 것"이라며 외교부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에둘러 강조했다.


외교부는 "한미동맹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자 핵심"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 역시 별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저서에 기술된 일부 용어가 현재의 한미관계를 규정한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며 "문재인 정부와 바이든 정부에서의 한미관계는 어느 때보다 굳건하고 호혜적"이라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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