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장 인사 마무리...키워드는 ‘안정 속 변화’
입력 2021.03.07 06:00
수정 2021.03.07 06:23
권광석 우리은행장 연임...추가 임기 1년
KB국민·신한·우리, 현 행장 성과 ‘합격점’
하나은행·NH농협 내부서 새 수장 발탁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5대 은행장 인사가 우리은행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권광석 현 우리은행장은 추가 임기 1년으로 예정대로 연임에 성공했다. 5대 은행 및 금융지주사들은 코로나19로 변동성 위기에 노출된 상황 속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각 수장이 확정된 은행들은 주요 사업 추진과 디지털 경쟁력 향상 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및 우리은행은 지난 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및 이사회를 열고 권광석 현 행장의 연임건을 최종 결정했다. 권광석 행장의 임기 종료일은 오는 25일이다. 이변은 없었다. 권 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추천한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자추위)는 “지난해 경영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 올해의 경영성과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권 은행장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해 경영성과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종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권 행장은 해외금리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사태 등으로 흐트러진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디지털 환경에 신속히 대응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측도 라임펀드 관련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종합감사 등이 예정된 가운데, 권 행장의 안정적 리더십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분석된다. 권 행장의 추가 임기는 1년이다. 그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하락으로 농협은행에 뺏긴 4위 자리를 되찾는 등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B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해 일찌감치 현 은행장들의 연임을 확정지었다. KB국민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지난해 11월 허인 현 행장의 1년 재연임안을 통과시켰다. 2017년 11월 20일 취임한 허 행장은 2년 임기 이후 1년 더 연임했다. KB은행은 허 행장이 3년간 꾸준한 실적 성장과 함께 탁월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보였다고 평했다. 사측은 타 계열사 대표 임기와 맞춰 허 행장의 임기를 1년 뒤보다 좀 더 늘린 내년말로 조정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역시 지난해 말 추가 임기 2년을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진옥동 행장은 고객 중심의 지속가능 성장을 추구하고,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해 ‘신한쏠(SOL)’을 디지털플랫폼 경쟁력 1위까지 끌어올렸다. 2019년 당기순이익 2조3292억원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하며 경영 능력까지 입증받았다.
이에 비해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새 은행장을 맞이했다. 다만 양사는 금융 지주 회장 인선과 맞물리며 원활한 경영을 할 수 있는 내부 인사를 수장 자리에 앉혔다. 양사 역시 경영 연속성과 안정성에 무게를 둔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장 단독 후보자인 박성호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은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출신으로 하나금융 경영지원실장,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쳤다. 특히 그룹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하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손발을 맞춰왔다. 34년 동안 하나은행에 몸담아았으며, 디지털과 글로벌 자산관리 분야 전문가이다. 차기 하나금융지주 후계구도의 중심으로도 언급되고 있다.
농협은행은 손병환 전임 은행장이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내부 승진함에 따라, 권준학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을 신임 행장으로 선임했다. 임추위는 권준학 행장의 당시 경영능력, 활발한 현장 소통, 디지털 역량, EGS(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소비자보호 강화 등 다양한 면에서의 역량을 인정했다. 지난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권 행장은 주기적으로 직원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며, 디지털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모두 2년 임기를 부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