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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에 빠지다①] “우리가 무슨 민족입니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02.25 07:00
수정 2021.02.28 16:10

코로나19로 지난해 배달음식 거래액, 전년 대비 78.6% 증가

배달 라이더, 떠오르는 부업으로 주목

ⓒ배달의민족

재택근무 중인 회사원 김모(35)씨는 하루의 식사를 모두 배달을 통해 해결한다. 보통 아침 겸 점심과 저녁 그리고 커피와 간단한 간식마저도 배달을 이용한다. 김씨는 “주로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곤 했는데 최근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배달 음식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주로 배달앱을 이용하고, 과거와 달리 1인 배달 섹션까지 있어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 주문은 크게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면서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른 변화다. 1인 가구의 증가도 배달 음식 주문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김씨는 “혼자 살면서 각종 재료를 구입하고, 음식을 하는 것보다 배달이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2020년 연간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피자 등 온라인 주문으로 배달되는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17조3828억원으로 전년(9조7328억원) 대비 78.6%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치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이용자는 ‘요기요’ 출시 직후인 2013년 87만명에 불과했으나 2019년 2500만명으로 급증했다. 전 국민의 절반가량이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급증했지만, 국내에서 배달의 역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됐고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조선시대 후기 배달음식으로 알려진 효종갱(오늘날의 해장국)을 시작으로 일제시대엔 설렁탕, 1900년대 이후엔 짜장면과 짬뽕 등의 중국요리가 배달되면서 본격적인 배달 음식 시장이 열렸다.


특히 2010년 배달어플로 인해 배달 문화가 확대되면서 가능 품목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음식이나 분식, 한식 등에 머물렀던 배달음식은 오늘날 ‘배달이 안 되는 음식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준까지 왔다.


심지어 평소 줄을 서서 먹던 유명 맛집들도 코로나19 이후 손님이 급격히 줄고, 식당 운영 시간 제약 등의 조치가 취해지면서 음식을 집까지 배달해 주기에 이르렀다. 콧대 높던 특급 호텔들도 잇따라 도시락 배달에 나섰다.


ⓒMBC

외국과 비교하면 국내 배달 문화가 월등히 발전돼 있어 한민족을 가리키는 ‘배달의 민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13년간 한국에 살고 있는 프랑스인 파비앙은 우리나라에 정착한 이유로 ‘배달 문화’를 꼽기도 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한 친구들에게 “한국은 어이든 배달이 온다”면서 여의도 한강 공원에서 배달음식을 시켰고, 친구들은 “믿기 어렵다” “프랑스에선 피자도 배달이 어렵다” “문화충격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배달율의 증가로 부업 인구도 덩달아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배달 라이더 취업자수는 37만1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2만7000명) 보다 8% 상승했다. 본인의 스케줄, 시간에 맞춰 유연한 근무가 가능해 직장인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부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36)씨는 퇴근길 공유 자전거거나 킥보드를 이용해 배달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는 ‘투잡족’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회사에서 코로나19로 단축근무를 하면서 월급이 줄어들게 돼 용돈벌이를 할 겸 배달 대행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주로 퇴근시간과 점심시간을 활용해 하루에 대략 7여 건의 배달을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본인 소유의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활용해 누구나 할 수 있고, 심지어 가까운 거리라면 걸어서도 배달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 또 고용계약과 배달 교육 등이 모두 인터넷에서 이뤄진다는 점도 투잡족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배민커넥트의 경우 지난해 등록된 인원만 5만여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또 이씨는 “건당 배달 수수료 3000~4000원 정도가 떨어진다. 하루 10건 정도의 배달만 해도 약 5만원 정도를 벌 수 있다. 큰돈이 아닌 것 같지만 한 달 동안 매일 단 10건의 배달을 했다고 가정한다면 총 150만원가량을 버는 셈”이라며 “자전거를 타고 운동도 할 겸 돈까지 벌 수 있으니 더 없이 좋다”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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