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난 피해자입니다"…'학폭' 폭로에 바빠진 연예계
입력 2021.02.22 16:43
수정 2021.02.22 16:57
가해-피해 사실 확인 혼란…"사실 무근" 발표에도 논란
유야무야 끝나면 '애매'한 이미지만 남아 활동 차질
사실이든 아니든 확실한 입장 표명과 대처 필요
최근 잇따른 학교 폭력 논란으로 연예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진달래, 요아리 스타 배구선수 이재영 이다영 자매를 시작으로 배우 조병규, (여자)아이들 수진, 진해성, 김소혜, 세븐틴 민규, 박혜수, 김동희 등 학폭 폭로가 연예계 전방위로 퍼졌다.
익명이 기반인 온라인 커뮤니티발 폭로로, 사실 확인이 되기도 전에 '학폭 가해자'란 낙인이 찍힐 우려가 있어 연예인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조병규는 지난 16일 뉴질랜드 유학 당시 함께 학교를 다녔다는 동창생의 학폭 폭로에 사실 무근이며 해당 글에 대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뜻을 밝힌 바 있다. 결국 글쓴이가 허위사실임을 자백하며 사건이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또 다른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가 나타나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자)아이들 수진 역시 마찬가지다. 동생이 수진에게 중학교 시절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한 네티즌이 21일 나타났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학폭이 아닌 다툼이었다고 설명하며 허위사실이라고 밝혔지만 2차, 3차 피해자들이 등장했다.
심지어 배우 서신애가 과거 KBS 'SOS' 기자간담회 당시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고백과 수진과 같은 중학교 출신이라는 사실이 맞물리며 서신애가 수진의 학폭 피해자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여기에 서신애가 수진의 학폭 부인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변명 그만 해라(None of your excuse)"라는 글을 업로드하면서 추측은 더욱 확산됐다.
이에 수진은 (여자)아이들 팬카페에 과거 학생 본분에 걸맞지 않은 옷차림과 호기심으로 담배를 피운 적은 있으나 학폭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직접 해명했다.
학폭 논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21일 김동희, 박혜수, 22일 김소혜, 세븐틴 민규, 진해성이 과거 학폭 가해자란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은 소속사는 모두 허위사실이며 선처없는 강경대응을 하겠다고 나선 선을 그은 상태다.
앞서 진달래, 이재영 이다영 선수가 과거 학폭 사실이 SNS,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며 활동을 중단했다. 가해자들이 대가를 치르는 사례가 생기면서 폭로의 열기와 함께 피해자들이 지지를 받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는 학폭을 방지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지만, 무분별한 폭로로 인한 마녀사냥, '아니면 말고' 식의 남용의 우려도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연예계 전반적으로 확실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가해 사실이 사실이면 제대로 사과하고, 이후 연예계 활동에 대해 정확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하고,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폭로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에 대한 대처가 강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 폭력에 대해 애매하게 마무리가 될 경우 연예인에게도 안 좋은 이미지가 남게 된다. 일례로 씨스타 출신 효린의 경우 학교 폭력 여부는 사라지고 "원만하게 협의했다"라는 말만 남긴 채 논란을 끝냈다. 이후 효린에게는 여전히 '학폭' 이미지가 남아있다. 당시 대응도 혼란스러웠지만, 마무리도 제대로 못해서 생긴 사례다.
"사실 무근" "법적 대응" 혹은 "사과" "재발 방지" 등, 어느 쪽이든 소속사와 연예인들의 확실한 대응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