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배터리소송 합의, SK이노 태도에 달려 있다"

ITC 판결 관련 컨콜서 "조만간 협상 시작 기대"

미국 외 지역에서의 추가 소송 가능성 열어둬

LG트윈타워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11일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 판결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인다면 합리적으로 합의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열고 "양사가 합리적으로 협상을 타결해 손해배상 문제를 마무리 짓고 장기적인 불확실성을 얼마나 빨리 해소할지의 문제가 남아있다"며 "조만간 논의가 시작돼 협상이 진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그동안 여러차례 대화를 시도해왔지만 SK이노베이션에서 영업비밀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며 "SK이노베이션에서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존중하고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진정성 있는 합리적인 제안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의 대응에 따라 향후 미국 외 지역에서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진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SK이노베이션의 기술 탈취 및 사용에 따른 LG에너지솔루션의 피해는 미국 지역에 한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럽이나 한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발생했다고 보며 다른 지역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지는 기본적으로 SK이노베이션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은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핵심 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배터리 핵심 영업비밀이 유출됐다는 게 LG에너지솔루션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ITC는 10일(현지시간) 지난해 예비결정을 그대로 인용하고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 ITC는 SK이노베이션의 일부 배터리에 대해 "10년간 미국에서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고객사들의 피해를 고려해 포드와 폭스바겐 일부 차종엔 각각 4년과 2년의 유예기간을 허용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ITC 판결에 대해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이 되지 못한 부분에 대하여 아쉽게 생각하며 아직 남아 있는 절차(Presidential Review)를 통해 해당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