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든 싫든’ 이강인, 발렌시아에서 사투
입력 2021.02.03 00:01
수정 2021.02.03 00:01
유럽 빅리그 겨울이적시장 문 닫아
출전 시간 불만 이강인, 결국 잔류
좋든 싫든 이강인(20)은 발렌시아CF에서 사투를 벌이게 됐다.
2일(한국시각) 유럽축구 빅리그 겨울이적시장이 문을 닫았다. 이강인이 뛰고 있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비롯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1, 이탈리아 세리에A 등의 이적시장이 막을 내렸다.
K리그 진출설에 휩싸였던 이승우(23·신트트라위던)가 이적시장 마지막 날 포르투갈 리그(포르티모넨스-리그 13위)로 임대 이적했을 뿐, 출전시간에 불만을 품고 있는 이강인과 황희찬(25·라이프치히)은 현재 소속팀에 묶였다.
기대와 달리 교체 카드에서도 밀렸던 황희찬은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임대 이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으면서 주저앉았다.
지난 시즌부터 출전시간 불만을 강하게 토로해왔던 이강인도 팀에 남게 됐다. 재계약에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했고, 최근에도 복수의 클럽으로 이적 가능성이 제기돼 ‘혹시나’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끝내 잔류한다.
발렌시아 유스팀 출신으로 리그에서 정상급 유망주로 분류됐던 이강인은 아이러니하게도 발렌시아와 맞지 않는다. 프리시즌 막시 고메즈와 조합을 이뤄 공격 주축이 되는 듯했던 이강인은 시즌 초반 어시스트 부문 1위에 오를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팀 내 ‘파벌’ 문제가 불거진 시점부터 이강인은 다시 비주전이 됐다. 이후 이강인은 제약이 있는 출전 시간에 불만을 토로하며 이적을 준비했다. 지난 시즌과 같은 패턴이다. 이강인은 16경기 1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선발 출전은 10경기다.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는 최근 코파델레이 16강 세비야전 뿐이다.
현지 언론들은 팀 성적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강인을 중용하지 않는 그라시아 감독 용병술에 물음표를 던졌다. 감독과의 불화설까지 불거질 정도로 상황은 좋지 않았다. 그라시아 감독은 “불화설은 없다. 이강인이 팀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이적료를 높게 책정하며 놓아주지 않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구단들은 선뜻 나서기 어렵다.
발렌시아에서 마음은 떠났지만 좋든 싫든 발렌시아에서 사투를 벌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풍부한 잠재력과 가치를 높게 평가할 클럽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계약 만료(2022년 6월) 전까지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뛸 수밖에 없다. 가치를 높여 다른 구단들을 매료시켜야 한다. 그것이 행복하지 않은 현 소속팀에서 탈출할 수 있는 첩경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