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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청출어람 in 가요] 규현, 한 편의 영화처럼 만들어낸 ‘마지막 날에’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02.01 14:00
수정 2021.02.01 12:55

'2021 프로젝트: 계' 겨울 싱글 '마지막 날에', 1월 26일 발매

<제자가 스승보다 나은 것을 비유하는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수들은 선배 가수의 명곡을 자신의 색깔로 재해석하거나, 빛을 보지 못했던 노래를 다시 부르면서 그 가치를 재평가 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반면 잘못된 편곡 방향이나 가창력으로 오히려 명곡을 훼손했다는 평을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편곡과 가수의 목소리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과 감성을 주는 ‘청출어람 리메이크’곡을 살펴봄으로써 원곡들도 다시금 조명합니다.>


ⓒ앨범 커버

규현은 지난 26일 ‘2021 프로젝트 : 계’(PROJECT : 季)의 세 번째 디지털 싱글 ‘마지막 날에’(Moving On)을 발매했다. 이 곡은 2015년 발매된 홍석민의 동명의 곡을 리메이크한 앨범이다.


‘2021 프로젝트 : 계’는 1년에 걸쳐 계절 별 신곡을 발표하는 형식이다. 앞서 지난해 7월 여름 싱글 ‘드리밍’(Dreaming)을 시작으로, 가을 싱글 ‘내 마음을 누르는 일’(Daystar)이 발매된 데 이어 이번 ‘마지막 날에’는 겨울을 맞아 발매한 싱글이다.


◆ 원곡: 홍석민 ‘마지막 날에’


홍석민의 ‘마지막 날에’는 2015년 발매된 그의 자작곡이다. 월드뮤직 밴드 두 번째 달의 건반을 맡고 있는 최진경이 스트링 편곡을, 베이식·케이윌·인피니트·지나·시크릿·더원 등의 곡을 작업한 작곡가 전다운이 전체적인 편곡을 맡았다. 5분이 넘는 긴 곡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 없이 전체적인 밸런스가 잘 잡힌 곡이다.


이 곡은 곧 다가올 이별의 아픔에 자신이 힘들 것을 감춘 채 상대방의 느끼게 될 고통을 걱정하고, 마음을 다잡으라는 당부를 노래하고 있다. 가사에 담긴 아련한 스토리는 홍석민의 성숙한 소리와 감성으로 표현되면서 대중의 마음을 건드린다. 아픔을 누르려는 듯 절제된 보컬에서 오히려 더 애잔한 감성이 느껴진다. 후반부에서는 풍부한 성량과 넓은 음역대가 돋보인다.


발매 당시 이 곡은 대중적으로 큰 이슈를 끌진 못했지만, 규현이 리메이크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은 케이스다.


◆ 리메이크곡: 규현 ‘마지막 날에’


규현이 이 곡을 선곡한 건 매우 영리한 선택이다. 홍석민과 닮은 듯하지만, 결정적으로 고음을 내는 발성에서는 목소리의 질감의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원곡의 감성을 이어가면서도 또 다른 느낌의 곡으로 완성할 수 있던 이유이기도 하다. 원곡과 같은 편곡자를 쓴 것도 마찬가지다. 규현이 부른 ‘마지막 날에’는 원곡의 편곡자이기도 한 전다운이 편곡으로 참여했다.


실제로 규현이 부른 이 곡은 발매 당시 벅스뮤직에서 1위, 지니뮤직에서 2위에 오르는 등 각종 국내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에 진입했다. 심지어 페루 아이튠즈 싱글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국내외를 막론한 규현의 팬덤을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규현은 부드럽고 달달한 음색을 보여주면서도 그동안 앨범과 뮤지컬을 통해 보여줬던 풍부하고 단단한 성량과 테크닉으로 음악을 한 편의 영화처럼 다이내믹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이 곡의 색깔을 결정하는 애잔한 가사는 규현의 감성으로 더욱 도드라지게 느껴진다. 특히 앞서 언급했던 상당히 긴 곡의 길이도, 세심하게 고조되면서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완성됐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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