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각오" 나경원 vs "羅에 안 밀려" 오세훈…후보 면접장서 격돌
입력 2021.01.25 05:00
수정 2021.01.25 05:27
'운동화'에 머리 질끈 묶은 나경원 "죽을 각오"
빨간 넥타이 오세훈 "출발 늦었지만 안 밀려"
'문재인 보유국' 박영선엔 한 목소리 '비판'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출마한 '2강'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4일 후보 면접장에서 필승 의지를 다졌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시장 공천 신청자 14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이날 면접을 토대로 예비경선에 진출할 후보군을 26일 확정할 방침이다.
면접장에 운동화를 신고 머리를 묶은 채 나타난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죽을 각오로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 경력이 상당히 되지만 설레고 떨리는데, 직장 면접이나 대학 면접을 치르는 기분이었다"며 "초지일관의 마음으로 운동화를 신고 왔다"고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라고, 서울에서 의정활동을 했다. 서울을 사랑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크다"며 "2014년 재보궐 선거때는 당에서 수원 출마를 얘기했지만, 서울을 떠날 수 없어 거절했다. 앞으로도 서울을 위한 일을 좀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서는 "오늘 이 자리에 안 대표도 같이 있었으면 어떨까 생각해봤다"며 "우리당 경선열차를 출발했지만 어떤 정거장에서든 안 대표가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정장 차림에 빨간 넥타이를 매고 면접에 임했다. 시정 경험이 있는 오 전 시장은 이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다른 후보들은 (부동산과 관련해) 어느정도 물량을 공급하느냐에 초첨을 맞춰서 공약하고 있다면, 저는 취임 후 1년 이내에 얼마나 빠른 속도로 주택 공급을 정책적으로 가능하게 가능하게 하는지 초점을 맞춰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서울시 자체 지침인 35층 규제 등을 풀고 주택을 공급하는 부서인 주택국과 이를 견제하는 도시계획국을 한시적으로 통폐합해 공무원들이 스스로 빠른 속도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자신이 했던 '당 대 당' 통합에 대해서는 "우리당 후보가 결정된 이후 단일화 논의가 수월하진 않을텐데, 그런 상황이 되면 제가 드린 제안이 야권 분열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충정 어린 제안의 의미로 재해석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면접장에서는 최근 발표된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도 언급됐다.
주간조선이 서던포스트알앤씨에 의뢰해 지난 16~18일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상 양자대결을 설문한 결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38.3%)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36.1%)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31.5%)은 오차범위 내에서 박 전 장관(35.0%)에 열세를 보였다.
여당 후보가 우상호 민주당 의원으로 결정되는 경우에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 오세훈 전 시장 셋 중 누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더라도 오차범위 밖에서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대해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제가) 유일하게 여당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최근 여론조사는 나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고 언론 노출빈도가 가장 높을 때, 저는 출마를 유보하고 칩거하고 있고 (공식적인) 출마 선언 전에 이뤄진 결과"라며 "(나 후보에게) 뒤처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시작이고 제가 출발이 늦어 불리한 점도 많다는 것을 알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선의의 멋진 경쟁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 사람은 이날 박영선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 글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생신이라고 축하드리는 마음이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발언이 아닌가"라며 "서울시장 출마 후보자로서, 문 정권의 장관으로서, 이 정권의 실정에 책임을 져야 하는 후보로서, 이런 말씀을 (하는 것을) 듣고 놀랍고 개탄스러웠다"고 비판했다.
오 전 시장 역시 "아무리 당내 경선이 목전에 급한 목표라 하더라도 오늘 그 말씀은 좀 도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채 문 대통령이 국보급이라는 뉘앙스의 말씀을 하는 걸 보며 깜짝 놀랐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선거에 임한다니 놀랍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