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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첫 대외메시지…'자위적 핵 억제력' 아닌 '국방력 강화'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1.01.08 04:00 수정 2021.01.07 22:54

'억지력' 확보 의지 재확인…사실상 美 겨냥

바이든 행정부 출범 감안해 '수위조절'한 듯

"신무기 개발 관련 언급 있었는지 주목해야"

대외분야 결산 때 '전략무기' 언급 가능성

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평양에서 제8차 당대회 2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8차 노동당대회 2일째를 맞아 우회적으로 대외 메시지를 내놨다.


7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전날에 이어 진행된 사업총화보고(결산보고)에서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하여 나라와 인민의 안전과 사회주의 건설의 평화적 환경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려는 중대 의지를 재천명했다"며 국방력 강화와 관련한 목표들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국방력 강화를 위한 주요 목표로 '과학기술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중요한 과업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북한이 그간 과학기술 발전과 군사적 역량 강화를 연계해온 만큼,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억지력 확보'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중대의지 재천명은 대미관계와 관련해 관심을 끌 만하다"며 "경제건설에 집중하되 미국과의 평화로운 관계가 수립되지 않는 한 국가방위력 증강사업을 멈추지 않겠다는 명확한 의사를 반복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산 보고에서) 새로운 신형무기 개발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이 있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군사역량 강화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자주 활용해온 '자위적 핵 억제력' '전쟁 억제력' 등의 표현 대신 '국방력 강화'라는 문구를 택한 것은 미국 신행정부 출범을 고려한 것이란 평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자위적 핵 억제력'·'전쟁 억제력 강화' 등의 자극적 표현 대신 '국방력 강화'·'평화환경 수호'라는 완화된 표현을 사용했다"며 "수위조절 의도가 내포돼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북한이 대외 분야에 대한 결산보고를 진행하지 않은 만큼, 추후 핵무기와 전략무기에 대한 직접적 언급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노동신문 보도상 이번 당대회 결산보고가 △사회주의 경제건설(경제·국방) △조국통일위업(대남) △대외관계 진전(대미) △당사업 강화발전 등 "4개 분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핵무기·전략무기 관련 내용은 대외관계 분야 결산 과정에서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 당시에도 대외 이슈를 다루는 '세계의 자주화를 위하여' 분야에서 "'핵보유국'과 '주체의 핵강국' 등을 언급하며 미국에 대한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TV
경제 분야 실태 분석과
新 5개년 경제계획 관련 논의도 진행


아울러 이날 결산보고에선 △경제 분야에 대한 실태 분석 △새로운 5개년 경제계획 관련 목표 및 실천방안 등도 논의됐다.


북한 매체들은 "교통운수, 기본건설 및 건재공업, 체신, 상업, 국토환경, 도시경영, 대외경제를 비롯한 주요부문들과 경제관리 분야의 실태가 분석됐다"며 새롭게 수립될 5개년 경제계획과 관련해 "혁신과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목표와 실천방도들이 상정됐다"고 밝혔다.


매체들은 이어 "농업, 경공업, 수산업 부문에서 계획적이며 지속적인 생산 성장을 이룩하고 (지방 단위인) 시·군들을 자립적·다각적으로 발전시켜 인민생활에서 폐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해결방책들 언급했다"고 전했다.


임을출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강조하고 있는 인민생활 향상과 직결된 농수산업 및 경공업 부문과 지방경제 활성화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해결 방책들을 언급했다고 밝힌 만큼 어떤 해결책을 제시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대외경제 부분과 관련해선 앞서 독자개발을 천명한 금강산 관광지구는 물론 원산갈마지구를 포함하는 '경제특구' 개발문제와 무역 다변화·다각화 문제 등이 언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평양에서 제8차 당대회 2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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