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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폭탄에 매물 쏟아질거란 변창흠...“세금으론 집값 못잡는 거 알텐데”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0.12.24 14:30 수정 2020.12.24 14:13

김현미 시절 ‘규제→실패’ 패턴 학습한 시장

다주택자들, 파느니 ‘시세차익’노려 버티거나 차라리 증여

서울 매봉산에서 바라본 송파, 강남 일대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세금이 강화되는 내년 6월부터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많이 내놓을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매물이 쌓여 집값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김현미 국토부장관 시절 ‘규제→실패’라는 패턴을 수없이 학습한 시장에서는 ‘세금강화로는 부동산을 못 잡는다’는 분위기다.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상당수의 다주택자들이 파는 것보다 버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고, 이것도 여의치 않다면 증여로 눈을 돌린다는 것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변 후보자는 지난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내년에는 양도소득세, 종부세가 강화돼 다주택자들의 부담이 커진다”며 “6월 경에는 부담을 가진 다주택자가 많은 매물을 내놓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6월부터는 투기목적의 단기거래 차단을 위해 2년 미만 단기보유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이 인상된다. 1년 미만 보유 주택 양도세율은 70%로 현재보다 30%포인트 인상된다. 2년 미만 보유 주택은 60%의 단일세율을 적용한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팔 때 적용되는 중과세율도 내년에는 2주택자 10%→20%, 3주택 이상 소유자는 20%→30%로 인상된다.


또한 내년 1월 1일부터는 종합부동산세율도 최고 6%까지 인상된다.


이같은 세금 압박은 다주택자들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내년에도 집값이 오른다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다주택자들이 시세 상승을 기대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민간통계인 KB국민은행 집계를 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7.80% 상승해 2006년(13.75%)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상황이다.


송파구 잠실동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여력이 되는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정권이 바뀔때까지 버티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1년 정도만 버티면 시세 차익으로 얻는 이득이 더 크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연합뉴스

‘똘똘한 한 채’ 열풍으로 매물이 나온다 하더라도 서울 주요지역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세금압박이 있어 내년에는 올해보다는 다주택자 매물이 더 나올 것”이라면서도 “다만 주요지역에서 매물은 기대하기 힘들다. 서울보다는 지방매물을, 강남보다는 강북매물을 처분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증여를 선택하는 다주택자들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종부세 부담이 커지자, 이미 주택 증여건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국 주택 증여건수는 13만4642건으로 지난해(11만0847) 건수를 훌쩍 넘었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한편,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진다 해도 집값안정은 요원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매수자들에게 폭탄 양도세 부담을 떠넘겨 집값은 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 연구소장은 “이는 매수세가 매우 강해야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대출이 막히고 자금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라 내년 매수세가 강하게 일어날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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