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이번 선거 결과, 李 대통령 겸손하라는 국민의 응답"
입력 2026.06.04 20:51
수정 2026.06.05 06:19
"서울시 직원들 사이의 익명 여론 조사에 큰 보람 느껴"
"부동산, 지금 방법으론 해결 안돼…국무회의 직언 할 것"
"선거, 결국 확장성의 문제…장동혁 노선 문제제기 옳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당선을 확정지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특별시장 당선이 확정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겸손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번 선거 결과를 받아들고 국민의 마음에 귀기울이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4일 저녁 채널A 뉴스 인터뷰에 출연해 "선거운동 하고 있을 때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익명 커뮤니티에 서울시 직원들이 올린 몇 번의 여론조사가 있었다고 들었다"며 "거기에서 압도적으로 (내가 다시 당선돼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게 선거 결과 못지 않게 저에게는 큰 보람이었다"며 "제가 설정한 서울시의 방향이나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동의했다는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 새벽시간에 드라마틱하게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와의 표차를 줄여가며 결국 당선에 이르게 된 경위와 관련한 질문에는 "집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면서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다"면서도 "요즘엔 AI(인공지능) 활용이 잘 되니까 새벽 5시쯤 AI가 역전을 예고했다는 소식이 들어오면서 확신을 가지긴 했지만 역시 불안함은 남아있었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지난 2010년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의 서울시장 선거전에서 2만6412표차, 득표울 0.6% 차이로 승리한 바 있다. 당시에도 오 시장이 한명숙 후보와의 득표수 역전을 이루고 당선을 확정지은 시간은 새벽 4시쯤이었다.
아울러 서울의 최대 화두인 부동산 민심과 관련한 질문에는 "재개발 재건축은 세입자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꼭 그걸 열심히 한다고 그래서 다 득표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그렇게 해야 되는 것이 부동산 공급에 도움이 되고 결국은 서울은 유휴 부지가 없기 때문에 그것이 부동산을 공급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본인의 소신을 밝혔다.
이번 투표에서 2030세대에서 높은 지지율이 나온 것과 관련해 오 시장은 "사실 저도 깜짝 놀랐다. 물론 현장을 다니면서 2030 젊은이들이 멀리서부터 뛰어와서 격려도 하고 지지도 하고 사진도 찍자고 그러는 일이 굉장히 자주 있긴 했다"면서도 "이번처럼 그렇게 몰표가 나올 줄은 예상 못했다. 20대 남성 청년의 경우에는 75%가 넘었다"면서 놀라움과 감사를 표했다.
서울시장으로서 국무회의에 참석해 시민들의 민심을 어떻게 전하겠냐는 질문과 관련해서는 "급한 것은 부동산 민심이다. 전월세 때문에 이 상태로는 못 견딘다. 정부도 못 견딘다"며 "그런데 지금 펼치는 부동산 정책들이 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실거주 의무를 지나치게 강요한다든가, 대출 제한을 한다든가, 특히 세금 중과를 해 가지고 물량을 쥐어짜기를 한다든가 이런 것들이 전부 전세 물량을 씨말리고 월세를 폭등시키는 이유"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서 저는 이게 단기 선거용이다, 단기적인 효과를 내기 위한 무리수다, 이런 말씀을 자주 드렸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좀 정확하게 전달을 하면 이 정부도 그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저는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의 갈등 국면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선거 국면에서는 전국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라도 장 대표의 노선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던 것"이라며 "선거는 (전통적 지지층보다) 이른바 스윙보터라고 하는 정치에 비교적 고관여층이 아닌 분들 중립적인 분들의 표를 얻는 게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장 대표의 노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제 선거가 끝난 마당이니까 사실 당 내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져서 그러한 장 대표의 노선이 과연 또 다음 총선에 도움이 될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본인을 비롯해 한동훈 부산북갑 당선인, 유의동 평택을 당선인 등 개혁 보수 성향이 당선된 측면이 있다는 분석에 동의하냐는 질문에는 "그런 셈이다. 결국 중도 확장성이 있는 후보들이 다 생존했지 않은가"라며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의 제 당의 노선에 대한 문제 제기는 타당한 문제 제기였다는 게 입증이 된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 투표소 몇 곳에서 벌어졌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서는 "뉴스를 보니까 대통령께서 책임을 느끼신다 유감 표명을 하셨던데, 이거는 보통 일이 아니다"라며 "유감 표명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 선관위라는 조직을 근본부터 좀 개혁을 해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을 아주 강하게 하게 되는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 대한 총평을 묻는 질문에는 "서울시 선거 같은 경우에는 서울시가 계속 발전하느냐 아니면 정체 상태에 들어가느냐의 선택이었는데 이번에 미래가 밝아졌다고 생각한다"며 "또 한 가지 중요한 의미는 대통령이 최근에 겸손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점잖게 표현해서 이번 선거 결과를 받아들고 아마 좀 겸손하게 국민의 마음에, 말에 국민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는 그런 대통령이 돼 주셨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