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규제·금리 상승 ‘삼중고’…변동금리 대출 비상
입력 2020.12.18 06:00
수정 2020.12.17 13:54
국민 등 주요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0.03%P 상승
신용·마통 금리도 증가세…“이자부담 눈덩이” 우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인 연 0.50%로 유지되고 있음에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마통) 등의 가계대출 금리는 일제히 급등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규제로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여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등 경기 회복 기대감에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는 영향도 있다. 이에 따라 당장 이자 상환액이 늘어나는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우리, NH농협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전날보다 0.03%포인트씩 올렸다. 전날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0.9%로 전달보다 0.03%포인트 오르면서 이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금리도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KB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2.76~3.96%에서 2.79~3.99%로, 우리은행은 연 2.73~3.83%에서 2.76~3.86%, NH농협은행은 연 2.66~3.67%에서 2.69~3.70%로 각각 높아졌다.
금융채 5년물을 토대로 계산하는 신한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연 2.45~3.70%로 한달전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금융물 6개월물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하나은행도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2.686~3.986%로 한달 전보다 0.073%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다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선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여 신용대출, 마통 등의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씨티·SC제일은행 등 7곳 은행의 11월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전월 대비 0.01~0.21%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11월 2.32%로 전월(2.11%)보다 0.21%포인트 올라 이들 은행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2.57%에서 2.76%로 0.19%포인트 상승했고 신한은행과 씨티은행은 0.14%포인트, 0.12%포인트씩 각각 증가했다.
마통 금리도 마찬가지다. 7개 은행의 11월 마통 평균금리는 전월 대비 0.10~0.25%포인트 높아졌다. 은행별로 보면 SC제일은행이 이 기간 4.39%에서 4.64%로 0.25%포인트 늘었고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각각 0.21%포인트씩 올랐다. KB국민은행도 3.05%에서 3.24%로 0.19%포인트 증가했고 신한은행과 씨티은행 역시 0.15%포인트씩 상승했다.
이처럼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존에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차주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10월 말 기준 가계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68.5%로 지난 1월(49.8%) 대비 18.7%포인트나 확대됐다. 기업도 이 기간 60.3%에서 69.1%로 8.8%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서민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는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가 유리하다”며 “대출 상환 기간이 길면 고정금리 상품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