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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뛴다-56] 메리츠화재, 코로나 속에서 빛나는 '선택과 집중'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0.12.16 06:00
수정 2020.12.15 16:48

올해 들어 순익 50% 이상 '껑충'…남다른 성장세 '주목'

장기보험 강화·자동차보험 효율화…수익성 집중 전략 먹혀

메리츠화재가 장기보험 판매 강화 전략에 힘입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가 장기화 된 보험 시장의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실적 개선 행진을 이어 나가고 있다. 수익성이 뛰어난 장기보험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손해가 큰 상품은 과감히 털어내는 선택과 집중이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성공방정식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면서 이젠 메리츠화재의 발걸음마다 손보업계 전체의 시선이 쏠리는 분위기다.


메리츠화재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거둔 당기순이익은 3236억원으로 전년 동기(2127억원) 대비 52.1%(1109억원) 급증했다. 메리츠화재와 함께 5대 손보사로 꼽히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개사의 총 당기순이익이 같은 기간 1조3847억원에서 1조5722억원으로 13.5%(1875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네 배에 육박하는 증가 속도다.


이처럼 최근 손보업계의 수익성이 좋아진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이 꼽힌다. 코로나19 여파로 차량 이동이 줄면서 자동차보험에서의 손해를 축소할 수 있었고, 아울러 감염 우려에 고객들이 병원 방문을 자제한 측면도 보험금 지급을 억제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 이 덕에 하절기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와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부진을 상쇄한 모습이다.


그 중에서도 메리츠화재가 남다른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장기보험의 약진에서 나왔다. 메리츠화재는 몇 년 전부터 장기보험 강화 청사진을 구축하고 관련 시장을 주도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올해도 메리츠화재가 장기보험에서 올린 원수보험료는 상반기까지 3조8034억원으로 1년 전(3조2185억원)보다 18.2%(5849억원)나 확대됐다. 10대 손보사 전체의 장기보험 원수보험가 같은 기간 25조6563억원에서 27조565억원으로 5.5%(1조4002억원) 늘어난 것에 비하면 세 배가 넘는 증가율이다.


질병보험과 상해보험,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등과 같은 장기보험은 최근 손보업계의 핵심 아이템으로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는 상품이다. 사실상 포화 상태에 다다른 국내 보험 시장 여건에서 그나마 성장을 꾀해 볼만한 영역으로 여겨지면서다. 특히 장기보험은 상품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자동차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보다 보험료 수입을 훨씬 키울 수 있다. 또 한 번 가입하면 보험료 납입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다는 점은 손보사 입장에서 큰 메리트다.


문제는 이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이런 측면에서도 우려를 불식시키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손해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78.4%로, 국내 10대 손보사들 중 유일하게 80%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와 비교해 내준 보험금 등 손해액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다.


메리츠화재는 이처럼 장기보험에 힘을 주는 동시에, 손실이 쌓여가는 자동차보험 부문에서는 효율성 제고를 위한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손보업계의 상징과도 같은 상품인 자동차보험에 대해 공격적인 실험에 나섰다는 측면에서 시선이 쏠리는 대목이다.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기록하고 있는 평균 손해율은 올해 상반기 88.9%에 이른다. 보험료로 1만원을 받으면 8890원은 다시 보험금으로 내주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영업을 위해 쓰는 사업비 등을 감안하면 손보사로서는 사실상 적자를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에 다소 제동을 걸고 나선 상황이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누적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3454억원으로 젼년 동기(3262억원) 대비 5.9%(193억원) 증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손보업계 전체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가 8조1698억원에서 9조1135억원으로 11.6%(9437억원) 늘어난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도화선이 된 손보사 상품 포트폴리오 재편은 이제 손보업계 전반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급변하는 금융권의 영업 환경 속에서 위기 극복의 키워드를 찾는 손보사들에게 메리츠화재의 행보는 눈여겨 볼 수밖에 없는 사례"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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