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70 날개 단 제네시스, 벤츠 누르고 '럭셔리 1위' 굳힌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0.12.11 06:00
수정 2020.12.10 11:34

올해 브랜드 출범 첫 10만대 돌파…벤츠 3만대 차로 제칠 듯

GV80효과 톡톡…GV70 합류하는 내년부터 격차 확대 전망

현대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론칭 첫 해인 2016년을 끝으로 3년간 메르세데스-벤츠에 내줬던 국내 럭셔리 1위 자리를 4년 만에 탈환하게 됐다.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SUV 모델 GV80의 역할이 컸다.


조만간 두 번째 SUV 모델인 GV70까지 합류하면서 내년 이후에도 왕좌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11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누적 판매 9만6084대를 기록했다. 이때까지 월평균 판매를 남은 한 달간도 유지한다면 연간 판매는 10만5000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출범 이후 국내 시장 최다 판매량임은 물론,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서는 물량이다.


수입 럭셔리 브랜드 판매 1위인 벤츠의 올해 11개월간 판매실적은 6만7333대였으며, 월평균 물량을 이달에도 유지한다면 산술적으로 연간 판매실적은 7만3000여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시스가 럭셔리 시장에서 벤츠를 3만대 이상 차이로 제치고 1위에 올라서는 게 유력하다.


2015년 11월 출범한 제네시스는 당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던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럭셔리 브랜드들의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다.


출범 이듬해인 2016년 EQ900(현 G90) 및 G80 두 차종 만으로도 제네시스는 6만6278대의 판매실적을 올리며 당시 독일 빅3가 점령하고 있던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이전까지 이 시장 1위였던 브랜드 벤츠의 그해 판매량은 5만6343대였다.


하지만 2개 차종으로 풀 라인업을 운영하는 수입 브랜드들과 경쟁하기엔 역부족이었다. 2017년 제네시스 판매량은 5만6616대로 떨어졌고, 그해 6만8861대를 판매한 벤츠에 럭셔리 1위 자리를 내줬다.


이후 엔트리 모델인 G70이 합류했지만 제네시스는 연간 5~6만대 수준의 판매실적으로 연간 7만대 이상씩 판매한 벤츠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초 제네시스 최초의 SUV 차종인 GV80이 출시되고 3월에는 G80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까지 합류하며 판매실적은 급속도로 늘었다. 올해 1~11월 판매실적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무려 84.4%에 달한다.


올해 11개월간 G80은 4만9420대가 팔렸고 GV80은 3만745대나 팔렸다. G80이 G70 및 G90의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를 보완해줬다면 GV80은 제네시스의 신성장동력 역할을 했다.


대형 SUV GV80으로 럭셔리 SUV 시장 공략에 성공하며 국내 럭셔리 1위 자리를 탈환한 만큼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중형 SUV GV70을 본격 판매하는 내년부터는 수입 럭셔리 브랜드들을 압도하는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 공개된 GV70은 뛰어난 동력성능과 첨단 신기술로 무장했을 뿐 아니라 디자인적으로도 호평 받고 있어 GV80을 넘어서는 흥행이 기대되고 있다. 4000만원대 후반에서 시작되는 가격도 GV80보다 1000만원가량 저렴해 좀 더 넓은 고객층을 확보할 여지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제네시스는 토종 브랜드로서 갖는 안정적인 법인수요 및 편리한 AS 등의 이점을 안고도 한정된 라인업의 한계로 독일 럭셔리 브랜드들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GV70 합류로 세단에서 SUV까지 5개 라인업을 갖추면서 좀 더 강한 시장지배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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