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코나 N라인, 손맛 하나는 끝내주네
입력 2020.12.05 06:00
수정 2020.12.04 14:52
덩치 대비 강력한 동력성능...N라인 특유 역동적 스티어링·서스펜션 반응
현대·기아차는 소형 SUV 차급에만 무려 6종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 베뉴, 코나, 기아차 스토닉, 셀토스, 니로, 쏘울(이것도 굳이 SUV라고 친다면) 등이다. 이처럼 복잡다단해진 소형 SUV 라인업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코나는 다른 후발 모델들과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을까.
2017년 6월 출시 이후 3년여 만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온 ‘더 뉴 코나’를 최근 시승해봤다. 시승 코스에는 경부고속도로와 시내도로, 국도 일부 구간이 포함됐고, 시승차는 코나 1.6 가솔린 터보 중에서도 고성능 튜닝 모델인 ‘N’의 느낌을 주는 ‘N라인’이었다.
보통 소형 SUV라고 하면 혼자 몰고 다니기 좋은 심플한 사이즈에 적당한 수준의 동력성능을 생각한다. 이런 차에 경쾌한 드라이빙 능력을 기대하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신형 코나는 이런 선입견을 단번에 깨준다. 선입견에 입각해 가속페달을 밟으면 위험을 느낄 정도로 가속감이 좋다. 깊은 밤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덩치가 훨씬 큰 차들(당연히 엔진 배기량도 큰)도 가볍게 따라잡아버리니 묘한 우월감에 아드레날린이 치솟는다.
신형 코나와 코나 N라인에는 동일하게 스마트스트림 1.6 터보 CVVD 엔진이 탑재됐다. 이 엔진은 현대·기아차의 소형차부터 준중형, 중형차까지 다양하게 탑재된다. 준중형 SUV 투싼이나 중형 세단 쏘나타도 이 엔진을 달고 있다.
같은 엔진이라도 어디에 중점을 두고 세팅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 신형 코나 1.6 가솔린 모델의 동력성능은 최고출력 198마력에 최대토크 27.0kg·m다. 이는 같은 엔진이 장착된 투싼·쏘나타와 최대토크는 동일하지만 최고출력은 18마력이나 높은 수준이다.
더 작은 차체에 더 강한 동력성능을 발휘하도록 세팅해놨으니 신형 코나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는 명확해졌다. 바로 퍼포먼스다.
물론 ‘고성능’을 논할 만큼 힘이 넘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차급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잘 돌고 잘 서는, 차의 기본기에 충실하다. 급회전 구간에서의 몸놀림이 소형 SUV답지 않게 ‘쫀쫀’하다. 핸들을 돌리는 ‘손맛’이 좋다.
코나 N라인이 성능 면에서 일반 코나와 차별화되는 점은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브레이크다. 보다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도록 서스펜션은 단단히 조이고 스티어링 감도는 정교하게 튜닝했다. 브레이크도 답력도 쉴 새 없이 오르내리는 속도를 버텨줄 만큼 안정적이다.
물론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 튜닝을 가한 만큼 가뜩이나 썩 좋지 못한 승차감에서는 조금 더 손해를 본다. 동승자보다는 오롯이 운전자의 욕심을 채워주는 데 충실한 ‘펀카’ 느낌이다.
N라인은 감성적으로도 고성능의 느낌을 충족시켜준다. 일반 코나에 비해 외관은 N 엠블럼 몇 개가 붙은 정도지만 실내공간은 시트와 스티어링휠, 송풍구, 기어노브 등에 빨간색 컬러 포인트로 차별화를 준다. 일반 코나에는 없는 메탈 페달도 N라인의 감성을 더해준다.
개인적으로 D컷 스티어링 휠이나 패들시프트 등으로 좀 더 차별화 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이는 향후 출시될 제대로 된 고성능 모델 ‘N’을 위해 남겨둔 까치밥 정도로 생각된다.
페이스리프트 이후의 디자인은 살짝 불만이다. 메인 헤드램프를 아래로 내리고 주간주행등을 눈썹처럼 올린 게 현대차 SUV 라인업의 패밀리룩이라지만, 사람들은 종종 위쪽 주간주행등을 ‘찢어진 눈’으로 인식한다. 주간주행등의 두께야 어쩔 수 없더라도 형태는 지금의 곡선 형태보다는 각진 형태가 SUV 디자인에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승 모델인 더 뉴 코나 가솔린 1.6 터보 N라인 가격은 기본 트림인 모던이 2460만원, 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이 2814만원이다. 여기서 N라인을 뗀 1.6 터보 모델은 트림별로 2031만~2716만원이며, 가솔린 1.6 하이브리드 모델은 2365만~2981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