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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배터리 분사 큰 산 넘었다…남은 과제는?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0.10.30 11:49
수정 2020.10.30 11:53

신설법인 IPO 등 투자재원 확보 총력, 존속법인도 사업 확대 전망

코나EV 화재 원인 규명 및 SK이노와의 배터리 분쟁도 해결 과제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주주 대상으로 인사말을 하고있다.ⓒLG화학

LG화학이 배터리 부문 분사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까지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등 업계 우려가 증폭된 상황에서 하루 빨리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높여 주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최대 과제로 손꼽힌다.


아울러 존속법인인 LG화학의 석유화학, 생명과학 등의 사업부문에 대한 수주 확대, 투자를 가속화하는 데도 방점을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30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사업부 분할계획 승인 안건을 가결했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77.5%가 참석했으며, 그 중 63.7%가 분할계획에 찬성했다. 3분의 2 이상 얻어야 하는 출석주식대비 찬성률은 82.3%였다. 이로써 특별결의사안 의결 기준(전체 주식의 3분의 1 이상,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충족했다.


LG화학은 오는 12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을 예정대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번 분할은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LG화학이 비상장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갖게 된다.


다만 분할방식을 놓고 소액주주들과 2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를 받아왔던터라 향후 존속법인의 성장성 확대 및 주주가치 체고 측면에서 LG화학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업부는 분할 후 LG화학의 자회사로 편입되지만 기존 LG화학 주주들은 신설법인의 주식을 직접적으로 보유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소액주주들은 LG화학 주식을 대거 매도했고 국민연금 역시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했다.


LG화학은 향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신설법인과 존속법인 사업 역량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먼저 12월 공식 출범하는 LG에너지솔루션(가칭)은 내년 중 기업공개(IPO)가 예정돼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수주잔고 150조원 이상을 확보하고 있고, 이를 소화하기 위해 연간 3조원 이상의 대규모 시설 투자가 진행중이다.


앞으로도 초격차 전략으로 글로벌 배터리 기업 1등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적기 투자가 필수적인 만큼 시장으로부터 적정한 사업가치를 평가 받아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적분할 전후 LG화학ⓒLG화학

LG화학은 지난 21일 열린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년 매출 18조원 중후반대, 2024년 30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IPO시 시장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립적인 재무구조 체제를 확립, 안정적인 이익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설법인 성장으로 기업가치가 증대되면서 결과적으로 존속법인이 되는 LG화학의 기업가치 역시 제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에 남게 되는 석유화학, 첨단소재, 바이오 부문 투자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차동석 LG화학 CFO 부사장은 이날 임시주총에서 LG화학을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차 부사장은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부문은 자체적으로 창출되는 현금의 재투자를 통해 각 사업별 성장 잠재력 극대화 및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면서 "전지 사업 투자 확대로 인해 커졌던 재무적 부담을 완화하고, 건전한 재무구조 구축 통해 지속적인 성장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 역량 확대와 함께 주주친화적인 배당 정책으로 '주주달래기'에도 나선다.LG화학은 배당안정성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 향후 3년간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의 현금배당을 추진한다. 또 분할 전과 동일한 배당재원 기준 적용을위해 연결 재무제표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을 지향하겠다고도 밝혔다.


이 같은 중장기 '투트랙' 전략으로 LG화학을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코나EV 화재,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 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는 단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손꼽힌다. LG화학의 최근 주가 하락은 배터리 분사 뿐 아니라 이 같은 이슈들이 한 데 얽혀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현대차의 코나EV 화재 원인을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발표했다.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과의 수주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 같은 결론은 LG화학에게 치명적이다.


LG화학은 이에 대해 "리콜 결정 이후 고객사인 현대차와 TF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면서 "원인 규명과 함께 책임있는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SK이노베이션과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서도 어떤 대안을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종 판결 전 양측이 합의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적정 합의금과 납입 방법 등이 거론된다. LG화학으로서는 중장기 투자금을 유치하고 소송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SK이노베이션과 손 잡을 가능성이 높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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