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IPO 모멘텀 장착...또 반등 시동 거는 2차전지주
입력 2020.11.27 05:00
수정 2020.11.27 07:54
‘무서운 질주’ 테슬라 업고 LG화학 7거래일 간 20%↑...새내기주는 따상
“완성체업체 소재확보 주력, 2차전지주 새로운 기회”...SKIET 상장도 주목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장중 시가총액 5000억 달러(약 555조원)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이와 연동된 흐름을 보이는 국내 2차전지주의 주가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이외에도 2차전지 관련 업체들이 잇따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전기차 시장 성장의 수혜를 함께 누릴 전망이다. 증권가는 2차전지 공급 부족에 따라 국내 업체들이 내년 새로운 도약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화학은 전장 대비 2만6000원(3.30%) 오른 81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고가다. LG화학과 함께 국내 배터리 3사인 삼성SDI는 12.23% 상승한 55만원에, SK이노베이션은 7.03% 뛴 17만5000원에 마감했다. LG화학과 삼성 SDI는 최근 8거래일 간 각각 20.5%, 14.3% 올랐고 SK이노베이션은 12.5% 상승했다.
최근 국내 2차전지주의 강세는 테슬라 주가의 거침없는 상승세에 따른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을 앞둔 테슬라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전날보다 6.43% 오른 555.38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시총은 5264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1월 22일 시총 1000억달러를 넘어선 지 10개월 만에 5배로 뛰었다. 주가는 다음 날인 25일에도 3.35% 급등했다.
이에 2차전지 양산기업 하나기술도 25일 코스닥시장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에 성공하며 시장의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하나기술은 시초가(7만원) 대비 가격제한폭(30%)까지 치솟은 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기술은 앞서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1802대 1,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선 1393.9대 1 등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전날 주가가 폭등한 영향으로 이날은 19.23% 급락한 7만3500원으로 마감했다.
증권가는 하나기술이 국내 배터리 3사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고 2차전지 전 타입의 전 공정 턴키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성장 동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기술은 국내 주요 3사는 물론 신규고객을 확대하고 있고 각 기업에 독점 공급한 설비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원형·각형·파우치형 등 전 타입의 전지 설비를 제조할 수 있어 국내외 모든 2차전지와 완성차 업체에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이 속속 IPO에 도전하며 공모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전기차용 2차전지 부품 등을 제조하는 세아메카닉스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내년 IPO를 앞두고 있다.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다. SKIET는 지난 9월 IPO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SKIET의 상장은 SK이노베이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이차전지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는 와중에,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추진 중인 분리막 분리 상장에서도 내년 실적 기준 6조원의 기업가치 도출이 가능해 SK이노베이션 주가에 온기로 반영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 등 전기차 업체 간 경쟁에 따라 2차전지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관련 업체들이 지속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했다. 완성차 업체들의 미래형 배터리 개발이 가속화 될 전망이지만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업체는 테슬라와 토요타 등으로 좁혀지고 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의 2차전지 업체들로부터 조달 불가능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직접 투자가 필요하며, 폭발 및 화재 이슈가 발생하지 않을 우수한 소재의 확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며 “내년 2차전지 및 서플라이체인은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장 전반에 대한 기대를 걸면서 비차익거래 유입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중에서도 베팅 성격으로 접근 중인 반도체·2차전지주 투자가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비차익거래는 지수선물과는 무관하게 코스피200 구성종목 중 15개 이상을 묶어서 동시에 매매하는 ‘바스켓’ 거래를 말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바스켓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접근하는 동시에 시총 비중 이상을 일부 섹터에 가중하고 있는데, 반도체와 2차전지 관련 종목에 집중된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코스피200 섹터 비중보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큰 반도체·2차전지에 대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