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신드롬④]대권구도 출렁...최대 피해자는 이재명?
입력 2020.11.12 00:00
수정 2020.11.11 23:20
윤석열 첫 1위에 여권 대권구도까지 출렁
이재명 1위서 3위로…20% 지지율도 깨져
이재명 지지하던 보수층, 윤석열로 이탈
이낙연 '호남·與' 텃밭 지키며 지지율 굳건
윤석열 검찰총장이 처음으로 차기 대권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윤 총장의 급등으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이재명 경기지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윤석열 총장은 24.7%였으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2%, 이재명 경기지사는 18.4%였다. 이 대표와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윤 총장이 여야 통틀어 지지율 선두로 올라선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윤 총장이 1위로 올라섰을 뿐 아니라 여권의 대권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그동안 대권 구도는 이낙연·이재명 '투톱'이었지만, 이재명 지사가 오차범위 내에서 이 대표를 꾸준히 소폭 앞서왔다. 하지만 윤 총장이 1위로 올라선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이낙연 대표가 2위였고, 이재명 지사는 3위로 밀려났다. 이 지사는 18.4%를 기록해 20%의 지지율도 깨졌다.
윤석열 총장 쪽으로 보수층 '결집'이 이뤄지고 이 지사를 지지하던 보수층은 '이탈'한 결과로 분석된다.
그동안 이재명 지사는 자신만의 확고한 콘크리트 지지층을 기반으로 중도층과 보수층까지 흡수해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한길리서치가 지난 7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는 20.0%를 기록했다. 특히 중도·보수 응답층에서 이 지사를 지지한다는 응답도 23.5%, 15.0%에 달했다.
선명하고 시원시원한 행보가 보수층의 마음까지 사로잡는데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 지사가 보수세가 강한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윤 총장이 보수진영의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르면서 이 지사를 지지하던 보수층은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이번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중도·보수 응답층 가운데 이 지사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11.8%, 12.1%로, 7월 여론조사 때보다 크게 줄었다. 이 대표가 중도·보수 응답층에서 받은 19.1%, 17.0% 지지율보다도 낮은 수치다.
반면 이 대표는 윤 총장의 급등으로 인한 영향이 거의 없었다. 여전히 호남에서 56.1% 압도적 지지율을 유지했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47.4% 지지율을 기록했다. 자신의 '텃밭'을 잘 지키고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 지사의 지지율 가운데 3분의1은 보수층으로 봐야 한다"며 "보수층이 윤 총장에게 갈수록 이 지사는 더 하락하고, 결과적으로 이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