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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BTS ·블랙핑크…연예콘텐츠로 확대한 다큐, 새 역할과 한계성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0.10.29 00:00 수정 2020.10.28 23:31

고 설리 다큐는 논란…흥미 위한 기획의도 과했다는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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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픽션의 반대편에 위치하는 영화의 한 장르다. 자연, 우주, 동물, 전쟁, 역사, 인간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거나 기록할 필요가 있는 것들이 다큐멘터리의 주 소재로 쓰여왔다. 다큐멘터리는 재미와 흥미를 떠나, 지극히 정확한 사실에 기반해 따라가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인식 속에 딱딱하고, 혹은 지루하다는 인식이 심어져있다. 이같은 다큐멘터리 장르에 연예 콘텐츠가 소재 중심에서 젊은 시청자들을 유입시키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2018년 유튜브 레드 오지지널 시리즈를 통해 다큐멘터리 '방탄소년단:번 더 스테이지'(BTS: BURN THE STAGE) 8부작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3 윙스 투어'(2017 BTS LIVE TRILOGY EPISODE III THE WINGS TOUR)를 300일 동안의 월드투어 일상이 담겼다.


이들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플랫폼을 극장으로 옮겨 2019년 '방탄소년단 브링 더 소울 : 더 무비'(BRING THE SOUL : THE MOVIE), 올해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BREAK THE SILENCE: THE MOVIE)를 개봉시켰다. '방탄소년단 브링 더 소울:더 무비'는 13만 여명,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더 무비'는 33만여명의 방탄소년단 및 케이팝 팬들을 동원했다.


방탄소년단은 화려한 무대 아래 현장과 가수로서 멤버들의 속마음, 멤버들이 함께 고민을 극복해나가는 모습이 모습을 가감없이 담아 다큐의 영역을 넓혔다.


이같은 접근은 블랙핑크도 넷플릭스와 손 잡고 시도했다. 블랙핑크는 지난 14일 넷플릭스를 통해 '블랙핑크:세상을 밝혀라'를 공개했다. 블랙핑크의 다큐멘터리에는 '소금. 산. 지방. 불. 시리즈, '4%' 등으로 할리우드에서 다큐멘터리 연출가로 인정받고 있는 캐롤라인 서 감독이 참여했다.


블랙핑크는 2016년 데뷔 후 글로벌 스타로 성장한 4년의 시간을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여줬다. 블랙핑크는 데뷔 전, 경쟁으로 불안했던 솔직한 속내는 물론, 숙소 생활을 공개했다. "처음 보는 여자애들이랑 앞날도 모르는 데 함께 살아야했다"라고 연습생 시절의 불안을 말하던 블랙핑크가 정상에서 곁에 있는 멤버들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블랙핑크 뿐 아니라 테일러 스위프트의 '미스 아메리카나' 비욘세 '비욘세의 홈커밍' 등도 젊은 세대들이 소비할 수 있는 연예과 결합된 다큐멘터리다. 특히 '미스 아메리카나'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그래미 시상식 10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29회에 수상에 빛나는 미국의 인기 가수지만 성추행, 강요된 다이트 등 여성을 도구적 가치로 밖에 보지 않은 여성 혐오를 인식하고, 여성들의 인권과 권리를 위해 힘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미스 아메리카나'는 여성 시청자들의 추천 세례를 받고 있다.


지상파에서도 다큐멘터리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MBC '다큐플렉스'가 방송 중이다. '다큐플렉스'는 다큐멘터리와 플렉스의 합성어로 정통 다큐멘터리는 물론 강연, 아카이브, 시트콤, VR 등 다양한 팩추얼 장르를 선보이겠다는 의도다. 9회의 회차 중 '설리가 왜 불 편하셨나요?', '청춘다큐-다시 스물 커피프린스 편' 2부작, '은이네 회사' 2부작으로 편성했다.


하지만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에서 고(故) 설리의 모친 김수정씨가 설리와 최자가 공개 연애 후 딸과의 관계가 틀어졌고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논란을 불렀다. 최자가 가해자처럼 보여지게 연출했다는 비판에 현재는 다시보기가 중단됐다. 이모현 PD는 최자를 비난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화제성에 급급해 고인을 이용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몰랐던 사실을 조명하고 흥미를 더하겠다는 '다큐플렉스의 기획의도가 과했다는 지적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연예 콘텐츠를 활용하면 화제성을 담보로 할 수 있다는 면에서 기획적인 측면에서의 장점이 확실한 것 같다. 하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 깊은 의도보다는 화제성에 급급해서 다큐멘터리 본의를 저버리고 일회성 콘텐츠로만 소비되고 말 수 있다. 조금 더 다큐멘터리 가치에 맞게 오랜 관찰과 심도 깊은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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