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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접는 김태균 “이승엽·박용택 선배처럼...”은퇴 경기는?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0.10.23 00:05 수정 2020.10.22 23:17

구단 은퇴경기 제안 거 "후배들 기회 빼앗고 싶지 않아"

기자회견서 "번복 없다" 재차 밝혀..구단 "내년 은퇴식 계획"

은퇴 기자회견에서 눈물 닦는 김태균. ⓒ 한화이글스 은퇴 기자회견에서 눈물 닦는 김태균. ⓒ 한화이글스

김태균(38·한화 이글스)이 눈물을 쏟으며 20년의 프로야구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1년 총액 10억원에 계약한 김태균은 지난 8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다. 2군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선수들이 격리되면서 정상적인 재활 훈련도 하지 못했다.


결국, 김태균은 21일 구단을 통해 "이글스의 미래를 이끌어 갈 후배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은퇴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2일에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내내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질문에 답했다. 구단주 김승연 회장과 아버지, 어머니, 아내(김석류 전 아나운서), 자녀들을 언급한 김태균은 팬들을 떠올리다 끝내 눈물을 흘렸다.


수건으로 눈물을 닦은 뒤 "죄송하다"며 다시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김태균은 "충청도 천안 출신이라 항상 한화 야구를 보면서 운동을 열심히 해왔다. 한화 이글스는 자존심이고 자부심이었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뛴 것은 큰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시즌 시작 전에 팬들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남은 인생에서도 평생 한으로 남을 것 같다. 후배들이 나의 한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화 이글스는 1999년을 끝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은 이루지 못했다. 류현진이 있었던 2006년 한국시리즈를 경험했지만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다. 올해는 팀이 꼴찌로 추락한 상황이라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마음이 무겁다.


2001년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김태균(1차지명)은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뛴 2010~11년을 제외하고 18시즌을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했다. 장타력, 선구안, 콘택트 능력을 모두 갖춘 타자다. 통산 타율 0.320 311홈런 1358타점 1024득점에 출루율 0.421, 장타율 0.516. 신인왕을 시작으로 홈런왕과 타격왕도 한 번씩 경험한 김태균은 한화 이글스의 아이콘이다.


김태균 ⓒ 뉴시스 김태균 ⓒ 뉴시스

18시즌을 한화에 헌신한 아이콘이지만 은퇴경기는 가지지 않는다. 구단은 은퇴경기를 준비했지만 김태균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마지막 1군 경기를 치르려면 1군 엔트리 한 자리가 필요하다. 김태균은 팀의 미래인 후배들에게 주어질 기회를 빼앗지 않고 은퇴경기 없이 유니폼을 벗기로 결정했다. 끝까지 한화 이글스를 먼저 생각한 김태균이다.


은퇴경기에 대해 김태균은 “나 역시 이승엽(은퇴) 선배나 박용택(LG 트윈스) 선배처럼 멋진 마무리를 꿈꿨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에 맞는 상황이 있다. 번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15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이 김태균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구단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은퇴식이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은퇴에 최고 예우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김태균의 은퇴식은 코로나19로 관중 입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내년 시즌 열기로 했다.


한편, 김태균은 내년 시즌 단장 보좌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아 팀 내 주요 전력 관련 회의와 해외 훈련에 참여해 한화 이글스를 돕는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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