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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줄 잇는 기안기금…제주항공 이어 다음은?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입력 2020.10.15 14:10
수정 2020.10.15 14:13

제주항공 이달 말 신청할 듯…2000억 안팎 예상

대한항공, 운영자금 확보 위해선 정부 지원 절실

대형사 대비 타격 큰 LCC…추가 대상 여부 관심

제주항공-이스타항공(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 1호 기업으로 선정된데 이어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도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녹록치 않은 글로벌 여객수요 전망에 당분간 항공업계의 ‘보릿고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한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사들의 지원 요청이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위는 이날 제주항공 자금 지원을 위한 첫 논의를 시작했다. 이날 논의를 통해 제주항공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외부 회계법인이 진행한 실사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다만 제주항공의 기안기금 신청은 이달 말쯤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신청 금액 제시를 위해 채권단과의 협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에 대한 지원 규모를 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항공에 대한 지원 결정이 이뤄지면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기안기금 2호 기업이 된다. LCC 중에는 처음이다.


제주항공은 기안기금을 통해 1년 정도의 운영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안기금의 높은 금리가 오히려 비용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을 해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조작업이 완료된 대한항공 보잉 777-300ER 내부에 화물을 적재하는 모습.ⓒ대한항공

최근 강도 높은 자구안을 통해 차입금 마련에 한창인 대한항공 역시 기안기금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원 자금 규모는 1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와 기내식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유동자금을 마련했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도 확보한 유동성을 통해 차입금 등 급한 불을 끄고 지원금으로는 향후 불확실성 해소에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감소한 여객수요를 화물운송으로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지만 송현동 부지 매각 지연 등으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 에어부산은 올해까지는 유상증자에 집중하고 상황을 지켜본 뒤 기안기금 신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에어부산은 89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연말까지는 유상증자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현재로선 기안기금 신청을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자격요건이 안 되는 LCC 중에서도 기안기금을 포함한 지원을 받는 업체가 나올 지 관심이다. 대형 항공사 대비 코로나19의 타격을 더 크게 입은 LCC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안기금을 받기 위해선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수 300명 이상을 충족 해야 된다. 이를 만족하는 LCC는 현재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뿐이다.


정부도 LCC 지원에 대한 여지를 남겨둔 상황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LCC 지원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LCC가 진짜 원하는 것과 잘 되지 않는 부분이 무엇인지 살펴보겠다”며 “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11일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되면서 기안기금 2조4000억원 지원이 결정됐다. 기안기금이 투입된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경영정상화에 매진한 뒤 재매각이 추진될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주기돼 있다.(자료사진)ⓒ뉴시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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