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OLED 주도권 굳히나…화웨이 추락에 BOE 제동
입력 2020.09.29 11:45
수정 2020.09.29 11:46
한국 기업 기술적 우위 통해 디스플레이 초격차 실현
BOE 화웨이 의존도 80% 이상…미국 제재 치명적 타격
품질 문제로 판매처 확대 번번이 고배…반사이익 기대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에 제동이 걸리면서 삼성과 LG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BOE가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OLED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 BOE가 품질 기준 통과 문제로 거래선 다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기술적 우위에 있는 삼성과 LG가 ‘초격차’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BOE의 올 2분기 플렉서블 OLED 시장 점유율은 24.4%로 삼성디스플레이(63.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 동안 BOE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 아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끊임없이 위협해 왔다. LCD시장을 잠식한지 불과 2~3년만에 OLED마저 넘보며 종주국 한국을 몰아붙였다. 그 결과 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에 OLED패널 공급을 논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최근에는 대형 OLED 핵심 기술로 꼽히는 ‘옥사이드’ 기술을 갖고 있는 CEC판다를 인수하며 불안감은 더욱 고조됐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2024년 중국의 OLED 점유율이 50% 이상을 차지하며 한국을 제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미국의 화웨이 제재 강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BOE의 이같은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BOE의 OLED 저변 확대 원동력이 됐던 화웨이가 스마트폰 생산을 사실상 중단해야 되는 지경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BOE 플렉시블 OLED 사업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6세대 플렉시블 OLED 공장인 B7에서 만들어지는 패널이 주로 화웨이에 납품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와 LG디스플레이 역시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에 대한 OLED 패널 공급을 중단했지만 BOE 대비 의존도가 크게 높지는 않다. 이로 인한 매출 타격도 비교적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BOE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애플과 삼성에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품질 테스트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며 판매처 다각화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애플 아이폰 OLED 패널 공급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데 미국 정부의 눈치를 봐야 되는 상황이라 품질 테스트를 논외로 치더라도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삼성과 LG등 국내 업체들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지속해서 가져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애플 아이폰에 OLED를 확대 공급하면서 중·소형 패널 기반을 다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삼성전자에 안정적으로 스마트폰용 OLED를 공급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CD를 점령한 중국 업체들이 최근에는 OLED 시장까지 넘보며 위기감이 고조됐다”며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BOE의 OLED 성장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