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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엄의 i-노트] 삼성·LG, ‘규모의 경제’는 불가능한가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입력 2020.09.25 07:00
수정 2020.09.25 05:08

협력보다는 경쟁 강조…부족한 시너지에 추격 빌미

BOE LG 롤러블 패널 공급 논의…종주국 위상 추락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서블OLED.ⓒ삼성디스플레이

중국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굴기로 디스플레이 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잠식한지 불과 2~3년 만에 OLED마저 넘보며 종주국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QD-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의 OLED 진출이 가속화 될 경우 삼성과 LG 등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기업의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오는 2024년 중국의 OLED 점유율이 50% 이상을 차지하며 한국을 제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급기야 중국 BOE가 LG전자의 차세대 폼팩터를 적용한 롤러블 스마트폰에 OLED 패널 공급을 논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정부에 LCD사업을 철수하고 QD 디스플레이 체제로 전환하겠다며 사업재편 승인을 요청한 것도 중국의 OLED 굴기를 의식한 행보로 볼 수 있다.


중국업체들의 OLED 추격을 뿌리치고 QD 디스플레이 개발에 집중해 다시 한 번 ‘초격차’를 이뤄내겠다는 심산이다. LG 역시 QNED 상표권을 출원하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선점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삼성과 LG가 경쟁에만 몰두한 채 시너지를 내지 못할 경우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중국의 위협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OLED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LG디스플레이는 대형 패널에 집중하며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직결되는 ‘규모의 경제’가 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 실현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이로 인해 대형 OLED 패널을 사실상 단독으로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중국이 LCD에 이어 중소형 OLED 시장까지 잠식한다면 한국 업체들은 또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만 한다.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추격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는 우리나라 주력 산업의 하나인 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크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의 적기 전환과 함께 생산성 도모를 위한 어느 정도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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