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가 쏘아올린 공에 외국인 돌아올까
입력 2020.10.04 06:00
수정 2020.10.04 10:18
원달러 환율 7월 1200원대서 50원가까이 뚝, 하반기도 하향전망
달러약세 및 한국의 순환적 수출 회복기대에 외인 매수세 강화
원화강세 흐름이 지속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공세로 일관하던 외국인들이 다시 귀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1일~29일) 개인은 홀로 5조778억원의 자금을 순매수하는 동안 외국인은 8067억원의 자금을 순매도했다. 지난 3개월간 외국인은 2조8804억원을 팔았다.
외국인 자금은 여전히 매도 우위에 있지만 점점 매도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원화강세가 지속되면 외국인 자금이 지금보다 더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의 매수세는 폭발적이다. 지난 3개월간 개인은 13조8974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최근 매수세가 주춤했지만 지난 9월에 5조원 넘는 매수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1206원까지 급등했던 환율은 이달 들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1150원대까지 내려갔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원화강세 흐름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프레임워크 전환으로 인한 달러화 약세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양호한 거시 건전성 평가, 중국 등 경기회복으로 한국의 순환적인 수출 회복 기대 반영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화강세가 이어지는 동시에 달러약세가 진행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유입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600포인트를 돌파했던 2018년 1월 당시 원달러 환율이 1060원 수준이었음을 생각한다면 외국인 수급은 앞으로 더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원화 강세와 지수 상승이 지속될수록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강세일수록 국내 대표 수출주들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신 연구원은 "수출주가 원화강세 구간에서 불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재는 코로나19 이후에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며 "외국인 매도세가 시총 상위 IT와 자동차 업종에 집중된 반면 IT 및 자동차 기업들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차별화된 실적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외국인 수급이 돌아온다면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귀환이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기관들의 매도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개인투자자들은 대주주 요건 때문에 불안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