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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확산에 심야 배송차량 교통사고 급증"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0.09.24 08:54 수정 2020.09.24 08:54

영업용 화물차 심야 사고 2년 새 9배 늘어

"새벽배송 사고 예방 위한 안전대책 필요"

서울 영등포구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 택배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자료사진)ⓒ뉴시스 서울 영등포구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 택배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자료사진)ⓒ뉴시스

새벽배송 시장의 빠른 성장과 함께 심야 배송차량 관련 교통사고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새벽배송 화물차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24일 이 같은 내용의 '새벽배송 화물차 교통사고 실태 및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삼성화재에 접수된 영업용 1톤 화물차(탑차)사고 중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에 발생한 심야 사고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새벽배송 서비스는 2015년 국내에 최초로 출시된 이후,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약 8000억원으로,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등 영향과 대기업의 본격적인 진출에 힘입어 올해는 약 1조5000억원까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새벽배송 서비스가 시작된 2015년 당시 시장 규모가 100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150배 성장한 수준이다.


문제는 새벽배송 시장의 성장과 비례해 배송차량과 관련한 교통사고 또한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심야시간에 발생한 영업용 화물차(1톤 탑차) 사고는 지난해 총 1337건으로 2017년(150건)에 비해 약 9배나 증가했다.


더욱이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509건) 대비 약 3.3배 증가한 1668건이 발생함에 따라 앞으로도 심야시간대 교통사고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체 사고 중 심야시간대 사고 비율은 2019년 13%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약 25%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보면 차량 대 차량 사고가 60.5%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특히 차량단독 사고의 경우 점유율이 36.5%로 주간시간대 사고(27.6%)에 비해 8.9%포인트 높았다. 차량 단독사고 비율이 높은 원인으로는 탑차의 경, 적재함이 높고 회전반경이 넓기 때문에 좁은 골목길을 통과하다 주변 공작물을 충돌하거나 층고가 낮은 지하주차장을 무리하게 진입하다 충돌하는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차량 대 차량 사고의 세부 유형을 보면, 주정차 중 사고 점유율이 74.0%로 주간 시간대 사고(44.8%) 보다 높았는데, 후진사고 포함 시 주정차중사고 비율은 약 8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심야시간대 특성 상 주차된 차량이 많아 도로폭이 협소한 장소가 많으며, 더욱이 가로등이 없을 경우 주차 또는 출차 시 주차차량을 발견하지 못하고 충격하는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특히 적재함이 설치된 화물차는 구조적인 특징으로 인해 운전 난이도가 높은 편으로, 운전 경험이 적거나 장애물이 많을 경우 주정차중 사고와 차량 단독 사고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심야시간대 사고 중 운전미숙과 관련된 유형은 약 87.3%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심야시간대 사고의 2종 면허 보유 운전자 점유율은 15.3%로, 주간사고(8.4%)보다 6.9%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종 면허 운전자의 연령 분포를 보면, 20~30대 운전자 비율이 약 8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0대 점유율은 약 48%로, 연령이 낮아질수록 점유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2종 보통면허 소지자는 1종 보통(대형 포함)면허 소지자에 비해 운전 미숙과 관련된 사고 점유율이 더 높은 특성을 보였다. 차량 대 차량 사고 중 주정차중 사고(후진사고 포함) 점유율은 2종 보통면허 소지자가 75.7%로, 1종 면허 소지자보다 11.3%포인트나 높았다.


보고서는 우선 새벽배송 화물차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우선 차량 안전장치 장착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배송차량의 경우 적재함으로 인해 후방의 상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운전 경력에 상관없이 후진 중 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적재함이 설치된 특수용도형 화물차에 후방카메라 장착 의무화를 통해 후방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현재는 어린이운송용 승합차만 경고음 발생장치와 후방영상장치를 모두 설치하도록 돼 있으며, 일반차량은 후방안전장치 중 하나만 설치하면 된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새벽배송 시장은 더욱 급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새벽배송 차량의 교통사고 또한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벽배송 특성 상 체력적인 부담으로 인해 주로 20~30대 운전자가 많이 종사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운전 경력이 적어 화물차에 대한 적응기간이 필요하나, 배송물량 증가와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곧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전미숙과 연관이 높은 차 단독사고, 주정차중 사고가 다발하는 특성을 고려해 적재함이 설치된 화물차 대상 후방영상장치 장착 의무화, 사업용 화물차 종사자의 운전면허 요건을 2종 보통에서 1종 보통 이상으로 강화 및 실습 중심의 교통안전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며 "새벽배송차량 운전자 유의사항으로 좁은 골목길과 통로 등은 무리하게 진입하지 말아야 하며 특히 지하주차장 진입하기 전에 통과 가능 높이를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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