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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언태 현대차 사장 "임금 동결은 최악의 상황 속 최선의 결단"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0.09.23 14:54
수정 2020.09.23 14:55

노조에 임협 잠정합의안 찬성 호소

"부결돼도 추가 결단할 여지 없어...노사 모두 손해"

하언태 현대차 울산공장장·국내생산담당 사장ⓒ현대차그룹

하언태 현대자동차 사장이 노사가 합의한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에 대해 ‘최악의 상황 속 최선의 결단’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노동조합원들에게 찬성표를 던져줄 것을 호소했다.


하 사장은 23일 담화문을 내고 “코로나19라는 글로벌 재난 상황과 미래 산업 격변기 등 최악의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최선의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 끝에 노사가 어렵게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잠정합의 결과에 대한 현장의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지금, 직원 여러분께 보다 냉정한 현실 인식과 현명한 판단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1일 기본급 동결, 성과금 150%, 코로나 위기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 10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임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며, 오는 25일로 예정된 조합원 찬반투료에서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 가결돼야 최종 타결된다.


하 사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글로벌 시장 전체가 셧다운 되면서 경제 전문가들은 ‘지금 기업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은 버티는 것 뿐’이라고 한다”면서 “우리회사 역시 수출길이 끊기고 부품공급 차질로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등 악몽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이 상반기 30% 줄었고, 특히 2분기는 반토막이 나는 등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들 사이에서 ‘상반기 이익이 났고, 하반기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추기는 주장이 있다는 점을 언급한 뒤 “상반기에 그나마 버팀목이 됐던 환율 효과와 개소세 인하 효과가 하반기에는 축소돼 버렸다”고 부정적 전망을 밝혔다.


또, 현대차의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 신흥국 등에서 코로나 확진자 증가로 수출절벽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며 “기존 위협요인은 여전하고 우호요인마저 사라지는 상황에서 무슨 근거로 막연한 기대감만 부추기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하 사장은 “코로나19 2차 확산으로 최악의 고통을 겪고 있는 고객과 국민들의 이목이 우리 교섭에 집중된 가운데 노사가 정말 어렵게 현실을 감안한 최선의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에 대한 직원 여러분의 냉정한 판단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 교섭이 마무리되지 못할 경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위기 지속, 대외 여론 등을 감안할 때 회사가 추가 결단할 수 있는 여지 자체가 전혀 존재하지 않아 노사 모두에게 더 큰 혼란과 피해만 초래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가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켜도 회사가 더 내놓을 것은 없으며, 타결만 늦어져 노사 모두에게 손해만 될 것이라는 일종의 경고로 풀이된다.


하 사장은 “글로벌 자동차업계 모두가 벼랑 끝 심정으로 위기를 힘겹게 버티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1998년 IMF, 2008년 금융위기를 겪어오면서 위기 속에서 살아남은 기업과 도태되는 기업들의 결말을 지켜봐 왔으며, 위기를 잘 참고 극복한 회사는 그만큼 위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것도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아쉬움이 있더라도 이번 고비를 잘 넘기고 미래 산업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다면 분명 현대차는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며, 그때 우리는 더 큰 성과를 노사가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나 자신과 현대차의 미래를 위해 올해 임협이 원만히 최종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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